대방광불화엄경 필사···고성이씨 문중 특별전 전시

고려말 명필로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杏村) 이암(1297~1364) 선생이 쓴 ‘대방광불화엄경’2점이 발견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행촌이 쓴 친필 서첩 2점을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에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국학진흥원이 오는 30일 개막하는 특별전을 위해 고성이씨 문중에서 빌린 자료 가운데 찾아낸 서첩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필사본이다.

1점은 화엄경 제26권 가운데 일부인 십회향품(十回向品) 제25를 직접 쓴 것이다. ‘행촌친필’이라는 표제가 붙은 다른 하나는 화엄경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일부를 필사했다.

1행 17자, 1면에 16자씩 적은 절첩본으로, 십회향품을 쓴 서첩은 앞뒤 표지와 본문 4면이 남아 있고 행촌친필 표제가 붙은 것은 10절첩 가운데 현재 2면만 남았다.

이암은 고려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감찰대부를 지낸 이존비의 손자로, 처음 이름은 군해이며 후에 이름을 암으로 고쳤다.

고려시대 고성이씨 가문은 왕실과 혼인할 수 있는 누대에 걸쳐 공신과 재상을 지낸 문벌가다.

관직은 좌정승을 거쳐 문하시중까지 올랐는데, 홍건적이 침입해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할 때 아들과 함께 왕을 호종했다.

특히 고려 말기 최고의 명필로 알려져 있으며, 왕희지의 글씨를 바탕으로 결구가 유려한 서체를 구사했다.

국학진흥원은 “고려 말기에 송설체라 불리는 조맹부 필법이 시대를 풍미했는데 이암은 조맹부 서체 진수를 체득해 굳세고 아름다운 서체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암은 좌정승을 거쳐 문하시중까지 올랐다.

김순석 국학진흥원 자료팀장은 “그의 대표적인 글씨로는 문수원장경비(文殊院藏經碑) 탁본이 있으나 작품이 흔치 않다”며 “이번에 발견한 서첩은 정성 들여 사경(寫經)한 작품으로 친필을 감상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로 문화재급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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