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경찰서 실종전담팀 활약 돋보여

대구 달서경찰서 실종전담팀이 16년 전 홀연히 사라진 아들을 찾아 병마와 싸우는 80대 노모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달서경찰서 제공.
말기 위암 투병 중인 80대 노모가 경찰의 도움으로 16년 전 도박 탕진 후 사라진 50대 아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지난 1월 발족한 대구 달서경찰서 실종전담팀은 16년 전 실종 사건을 2개월 동안 수사해 서울에 있는 아들(53)을 찾아 대구에서 투병 중인 노모(80)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사행성 게임 ‘바다 이야기’가 세상을 어지럽혔던 2002년, 도박 게임에 빠진 37살 아들은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탕진한 채 홀연히 사라졌다.

당시 어머니는 친구의 아들들이 장가도 가고 손주도 안겨주는 소식을 들으면서 도박에 빠진 아들을 원망했고, 아들이 사라진 것을 차라리 다행이라 여겼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자 소식이 없는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게 됐다.

16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노모는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과 같은 병마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위암 말기 판정까지 받아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실종전담팀은 전체 장기 실종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최우선으로 16년의 세월을 추적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서울역 지하철에서 무임승차를 하다가 적발된 흔적을 발견, 서울에서 노숙자 생활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

병마와 싸우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노모에게 빨리 아들을 찾아주고 싶었던 실종전담팀은 단서 하나로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서울시 내에 있는 노숙인 쉼터와 서울역 인근 노숙인 지원 기관을 방문하면서 아들을 수소문했다. 이어 노숙인 재활 지원 센터를 통해 노숙 생활을 청산하고 새 삶을 준비하는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 19일 아들과 노모는 서울에서 극적 상봉을 이뤘고 모자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6년 만에 아들을 만난 노모는 “살아생전 아들을 못 볼 줄 알았는데 경찰이 어떻게 찾았는지 신기하기만 하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곽미경 달서서 실종전담팀장은 “어머니가 병마와 싸우느라 지쳐있음에도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힘든 걸음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실종전담팀은 올해 1월 발족 이후 원점 재수사를 원칙으로 지키면서 현재 장기실종자와 실종 아동 33명, 가출인 55명 등 총 92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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