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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를 가다] 1. 포항 죽도시장 '호떡 4대 천왕'

꿀이 흐르듯 달콤한 그 맛···기다리는 기분까지 달콤하네~

이재락 시민기자 등록일 2018년03월22일 17시27분  
포항 죽도시장 입구
죽도시장은 포항의 대표 재래시장이자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부지면적 약 15만㎡에 1000개가 넘는 점포가 들어서 있고, 다양한 상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바다와 인접한 포항의 시장이기에 많은 사람이 ‘죽도시장은 회를 먹는 곳’ 정도로 생각하곤 한다. 물론 다른 지역의 시장보다 회와 대게 등이 특화되어 있긴 하지만, 이런 수산물 이외에 각종 농산물과 공산품, 다양한 간식거리가 즐비하다.

죽도시장의 간식 먹거리 중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은 단연 ‘호떡’이다.

찹쌀과 밀가루를 적절히 배합해 쫀득한 식감을 가지고 있고, 팥소(일명 앙꼬) 역할을 하는 흑설탕이 녹아 꿀이 흐르듯 달콤하며, 요즘은 해바라기나 호박씨 같은 다양한 씨앗 및 치즈 등을 넣어 맛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어 단연 가성비 최고의 간식이다.

죽도시장도 그 규모에 맞춰 호떡집이 산재해 있다. 그중 요즘 좀 잘 나간다는 호떡집 네 곳을 소개한다.

할매호떡
죽도시장의 호떡을 이야기할 때는 당연히 할매호떡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이다. 할매호떡은 그 역사가 1980년부터 시작됐다. 죽도시장의 랜드마크인 입구의 개풍약국에서 안쪽으로 한 블럭 정도만 들어가면 할매호떡 노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은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호떡집들은 테이크아웃 위주인데, 이곳은 의자가 마련돼 먹고 갈 수 있어서 항상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호떡을 만드시는 할매
할매(할머니)의 호떡 경력은 30년이 훌쩍 넘는다. 옆에는 대를 이어갈 사람이 보조하고 있지만 호떡을 굽는 것은 온전히 할매의 몫이다. 무표정하고 말수가 적으신 할매는 그저 호떡을 굽기만 하고, 그 옆의 보조가 CS(고객 만족)를 담당해 찰떡 아니 ‘호떡 궁합’을 맞추고 있다.

테이블에 세팅된 호떡
다른 곳보다 우선 가격이 돋보인다. 다른 곳의 호떡은 보통 1500원에서 2000원 정도 받는데 이 곳은 반값도 안되는 700원이다. 대신 다른 곳보다 두께가 얇은데 오히려 이 얇고 바삭한 식감이 죽도시장 최고의 호떡의 명성을 얻게 한 듯하다. 다양한 재료의 개발로 프리미엄급 호떡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지만, 기본이 탄탄한 클래식한 호떡을 지키고 있는 할매호떡이 단연 죽도시장 호떡의 제1번이다.

총각호떡
총각호떡집은 재작년 혜성처럼 등장한 곳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장은 제법 젊은 총각이다. TV프로그램인 수요미식회에 잠깐 소개되는 통에 줄 서서 먹는 집이 돼 버렸다. 총각호떡집은 죽도시장의 호떡 콘텐츠를 전국에 알리게 된 공신이기도 하다.

총각호떡이 구워지는 장면
사실 죽도시장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어 찾아가기 힘들었던 적이 있다. 수요미식회 출연 이후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자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도 가고 해서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고 한다. 지금은 충분히 줄을 설 공간도 있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치즈호떡과 씨앗호떡
총각호떡의 상품은 두 가지다. 모차렐라 치즈에 사장님의 비법을 넣어 빚은 크림치즈호떡(2000원)과 고소한 견과류를 넣은 씨앗호떡(1000원)이다. 맛을 보면 그 인기의 비결이 단순히 TV프로그램에 소개가 되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길쭉이 호떡
죽도시장의 건어물 거리 한가운데 자리 잡은 호떡집이 최근 인기를 타기 시작했다. 길쭉이호떡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호떡의 모양이 길쭉해서 그렇게 지은 모양이다. 보통 둥그런 보름달 같은 형태가 호떡의 정형적인 모양이지만 이곳의 호떡은 막대기처럼 길쭉하다. 모양이 길쭉해서 먹기도 편하다.

불판에 구워지고 있는 길쭉이 호떡.
주문하면 반죽을 직접 불판에 눌러서 굽는 다른 호떡집과는 달리 이곳은 완제품을 녹여서 판매하고 있다. 두께도 두꺼워서 불판 위에 해동(?)하는 시간도 제법 오래 걸린다. 완제품을 녹여서 판매한다고 해서 그 맛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다른 집 호떡보다 반죽에 찹쌀의 분량이 많아서 식감이 탱글탱글하고 입안에서의 감촉이 쫀득하다.

앙꼬가 듬뿍 들어간 길쭉이 호떡
흑설탕이 녹아 주르륵 흘러내리는 다른 집의 납작한 호떡과는 비주얼도 사뭇 다르다. 동그란 호떡 안의 앙꼬(소)는 점성이 강하고 양도 아주 넉넉하게 들어가 있다. 상품도 단품으로 하나만 취급하고 있다. 식어도 맛있다는 이 호떡은 개당 가격이 1500원이고, 10개들이 세트에 1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별별호떡 전경
죽도시장 4대 호떡집의 막내는 별별호떡이다. 기존의 선배들이 선점한 호떡시장에 차별화를 내세우며 성업 중이다. 다른 곳에서도 판매하는 흔한 메뉴인 씨앗호떡도 취급하지만,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고구마호떡이다. 앙꼬가 뽀얀 고구마 페이스트가 생각보다 매우 달콤하다. 또 다른 메뉴로 단호박 호떡도 있는데 이 또한 별미다. 단호박향이 물씬 풍기는 노릇노릇한 색감까지 같이 먹을 수 있다.

유선형 모양의 호떡틀.
별별호떡은 모양에서도 차별화했다. 앞서 동그란 호떡의 틀을 벗어난 길쭉이 호떡도 소개했는데 이곳은 유선형의 모양이다. 고구마를 본뜬 모양인 것일까. 이곳의 반죽도 찹쌀의 비율이 높아 탱탱한 식감을 자랑한다. 맛과 모양의 차별화, 후발주자 별별호떡이 죽도시장에서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 비결일 것이다.

가위로 잘라서 넣어준 단호박 호떡

다양한 먹거리들이 풍부한 죽도시장 안에서 호떡 업계도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고 있다. 전통의 고수하기도 하고, 다양한 변신을 거듭하기도 한다. 맛을 차별화하고 고급화하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선택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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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이재락 시민기자
곧 더운 날이 되면 호떡시장은 비수기에 접어든다. 뜨거운 햇볕과 기온 속에서 뜨거운 호떡을 마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길쭉이 호떡은 당장 다음 달인 4월부터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본 직종인 카페 운영에 나선다. 할매호떡은 사시사철 운영을 하되 7월 20일에 약 1달간 휴장을 한다고 한다. 다른 매장들도 제각각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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