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놀랄만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지만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도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폭죽놀이로 인한 대기 질 저하문제다. 중국에서 정월 초하루 첫닭이 울면 집 마당에서 폭죽(爆竹)을 터뜨려 악귀를 쫓는 풍속이 내려와 ‘폭죽 소리에 묵은해가 걷힌다(폭죽일성제구·爆竹一聲除舊)’라는 말이 있다. 이 풍습은 15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놀라운 일은 중국인들의 이 풍습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춘제 때는 중국 338개 도시의 평균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3배 이상 치솟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해 춘제 때 대전지역의 대기 질을 조사한 결과 폭죽의 산화제로 쓰이는 칼륨 농도가 8배 이상 측정됐다. 폭죽 연기가 바다 건너 한반도까지 유입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미세먼지와 관련, 중국의 또 하나 놀랄만한 일은 대형 공기청정기로 도시의 공기를 정화한다는 소식이었다. 올 1월 중국 정부가 높이 100m의 세계 최대 규모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가동 중이라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스모그 제거탑’으로 불리는 이 거대 공기청정기는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세워졌다. 

이 공기청정기는 축구장 절반 크기 규모의 하부 유리온실과 그 중심에 우뚝 선 배출탑으로 구성돼 있다. 유리온실에는 사방으로 공기 흡입구가 나 있어서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게 돼 있다. 온실로 빨려든 공기는 태양열에 의해 데워져 상승기류를 형성한다. 이 상승기류가 탑 속으로 빨려 올라가면서 여러 층의 여과 장치를 거친 뒤 깨끗해진 공기가 배출되는 원리다. 원리야 이해되지만 거대 도시에서 이 장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전시효과를 노린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대단한 발상임엔 틀림없었다.

봄이 되면서 불청객 미세먼지가 사람들의 야외활동을 막는다. 25일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전국 17개 시도의 하늘을 뿌옇게 뒤덮었다. 전국의 다른 지역이 ‘매우 나쁨’ 수준인 데 비해 대구·경북은 이날 오전 ‘나쁨’ 수준이었다. 대구·경북은 오후에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케이웨더가 오늘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 예보했다. 미세먼지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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