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결과 오류 문제 놓고 정부-주민-사업자 기득권 싸움

지난 22일 울진군청 영상회의실에서 마을 주민 대표를 비롯 산자부 동부광산보안사무소, 경북도, 울진군, 광업권자 등이 참여해 붕괴 광산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울진 석회석 광산 갱도 붕괴 사고 발생 2년이 흘렀지만, 진척 없이 제자리걸음에 맴돌면서 정부와 주민, 사업자 모두 국민안전을 담보로 기득권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22일 울진군청 영상회의실에서 울진군과 경북도, 산자부 동부광산보안사무소, 주민 대표, 광업권자 등 20여 명이 모여 석회석 광산 붕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토론에 앞서 광업권자인 한국공항 측이 붕괴 사고 관련 경과 브리핑을 준비했지만, 주민대표 측의 이의제기로 무산됐다.

주민대표 측은 “붕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안전진단 보고서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최종 보고서에 기재된 붕괴 원인이 애초와는 다르게 작성돼 신뢰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최초 보고서에는 광산채굴로 인한 붕괴라고 써놓고 마지막 보고서에는 연약한 암반이 갱도 굴착으로 노출돼 장기간 외부 풍화작용으로 강도가 떨어져 붕괴 됐다고 기술됐다”며 두 보고서 내용은 뜻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민대표 측은 보고서에 명확히 ‘광산채굴로 붕괴 됐다’는 문장이 기술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협의를 이어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동부광산보안사무소는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전진단 최종 보고서는 주민 대표와 울진군, 경북도, 사업자 등 관계기관이 모두 참여해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또한 주민 측이 다른 의견이 있다면 지정한 날짜까지 이의를 제기하라고 통보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기관의 입장은 공신력 있는 안전진단결과를 바탕으로 광업권자에게 행정적 처벌을 내리는 동시에 주민 안전을 위한 조속한 복구를 명령하는 것이다”며 “주민대표 측이 계속해서 되묻는 안전진단결과에 대한 오류 문제는 행정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광업권자인 한국공항 또한 붕괴사고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국공항은 “광산 붕괴로 인해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하루빨리 주민 의견을 수렴해 안전복구를 수행하는 것이 미안함에 답하는 도리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진단 수행 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중립성 보장을 위해 한국공항은 의견 제안을 비롯해 일체의 개입을 할 수 없다”며 “보고서란 것이 처음과 중간 등 모든 연구조사 내용을 종합해 결론을 내리는 만큼 처음과 끝은 다소 차이 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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