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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가 일곱 살 때부터 제 손으로 세꼬시 떠 먹은 애야.”

불륜을 소재로 한 성인용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의 미영(송지효 분)은 오빠 석근(이성민)의 말대로 똑 부러지는 캐릭터다. 제주도 바닷가에서 식당을 꾸려가며, 바람둥이 오빠에게 잔소리하고 무능력한 남편 봉수(신하균)에겐 아기를 갖자고 닥달한다. 결혼 8년차, 남편보다 SNS를 더 좋아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송지효는 재작년 출연한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이어 불륜과 얽히는 캐릭터를 또 맡았다. “작품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소재는 부수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어색하지 않게 유부녀처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죠.”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지효는 “불륜은 소재에 불과하다. 4명의 얽히고설킨 감정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 인물 사이에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 제니(이엘)가 등장하면서 관계가 본격적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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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 특유의 찰지고 엉뚱한 말맛이 영화의 큰 재미다. 주고받는 대사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동료들과 호흡이 중요했다. 송지효는 이성민과 신하균 등 연기력 뛰어난 선배들이 출연한다는 얘기를 들고 합류했다고 말했다.

“성민 선배는 막내 스태프들까지 챙기시고 배울 게 많았어요. 하균 선배는 연기 신이라고 할 수 있죠. 시키지 않으면 말을 먼저 하진 않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엉뚱하고 위트 있어요. 이엘 씨는 너무 매력적이잖아요. 보고만 있어도 좋더라고요.”

‘신세계’ 이후 5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그사이 2010년부터 9년째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으로 더 친숙해졌다. 송지효는 ‘런닝맨’에 오래 참여하며 성격마저 바뀌었다고 했다.

“‘런닝맨’에 출연하기 전엔 소심하고 주목받는 걸 부담스러워했어요. 저를 깰 수 있게 기회를 주고 도와준 게 ‘런닝맨’이었어요. 연기에 있어서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바람 바람 바람’[뉴 제공]
송지효는 “이제 영화를 찍을 때 교육을 받아야 한다더라”며 최근 영화계의 미투 운동과 성차별 철폐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지를 보냈다.

“미투 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속상하지만, 함께 하시는 분들의 용기에 감탄하고 있어요.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나 어르신 등 약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미투 운동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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