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
바람의 살들이 청보리밭을 술렁이게 할 때
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
절름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지고 열무밭으로 나갈 때
먼저 온 빗방울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산을 펼 때
감상) 며칠 전부터 편두퉁이다. 처음엔 피로가 쌓였나 보다 생각했다가 그 다음엔 비가 오려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다가 내 마음에 큰 구멍하나가 생겨있다는 걸 알았다. 그게 어디에서 온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일기예보에는 비가 오면 미세먼지가 가라앉을 거라고 했다.(시인 최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