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스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뒤 최초로 설한 경전인 화엄경(華嚴經)으로 불리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해설서 81권이 완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고의 화엄경 대가로 오랜 세월 화엄경에 천착해 온 무비 스님이 최근 화엄경 해설서 ‘대방광불화엄경 강설’(담앤북스 펴냄) 81권을 국내 최초로 완간했다.

싯다르타 태자가 깨달음을 얻어 석가모니가 된 뒤 장소를 일곱 군데 옮겨 가면서 아홉 번의 법회에서 한 법문의 기록이다.

화엄경은 불교 최고의 경전이지만 부처가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별도의 풀이 없이 그대로 드러내 보였기에 내용도 어렵고 분량도 방대해 해설한 책을 찾기 힘들었다.

따라서 이번 화엄경 해설서 출간은 불교 경전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1963년 해인사 강원에서 화엄경을 처음 접한 스님은 1970년대 중반 탄허 스님의 화엄경 번역서 ‘화엄경합론’ 출판에 동참하면서 화엄경 번역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1994년 한글 화엄경을 편집해 10권을 출판했고, 1997년에는 한문 화엄경에 현토(懸吐. 한문에 한글 토를 다는 것)해 강원의 교재용(4권)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스님은 화엄경을 공부하면서 경문(經文) 한 구절 한 구절에 담긴 뜻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데 중점을 두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나면 음미하고 또 음미했고 반대로 뜻이 이해되지 않거나 까다로운 내용을 만나면 그냥 스치고 지나갔다고 한다. “나름대로 이해되는 화엄경만으로도 매우 풍부하고 충분했기 때문”이다.

스님은 완간 후기에서 “처음에는 원고지에 펜으로 한자 한 자 썼는데 뒤에는 컴퓨터가 생기면서 기록하기가 매우 쉬워졌다. 손가락에 마비가 와서 타자학원도 다니고 컴퓨터학원도 다니면서 현대 문명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었다”면서 “컴퓨터의 원리를 통해서 화엄의 이치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썼다.

또 “보잘것없는 책”이지만 널리 보급돼 개개인의 행복과 나라의 평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도 밝혔다.

1958년 부산 범어사에서 여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무비 스님은 월정사 탄허 스님에게서 화엄경을 배워 그 강맥(講脈)을 잇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부산 범어사는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완간 기념 봉정법회를 내달 4일 오후 2시 범어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법회에는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등이 참석하며, 무비 스님은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1천질을 종단에 기증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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