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청(請)하니
팔모반상(飯床)에 받쳐들고 나오네
물그릇에
외면(外面)한 낭자(娘子)의 모습.


반(半)은 어둑한 산봉우리가 잠기고
다만 은은한 도화(桃花) 한그루
한 가지만 울넘으로
령(嶺)으로 뻗쳤네.






감상) 날씨 참 좋은 봄날입니다. 주말마다 꽃 놀이 가자는 문자가 날아듭니다. 그런데 나는 아무 곳에도 못 가고 나날을 보냅니다. 간혹 창을 열면 어디 먼 곳에서 온 듯 아련한 향기 날아옵니다. 그 향기의 가닥을 하나하나 다 셀 듯 자세히 맡습니다. 내가 기다렸던 향기도 그 안에 있습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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