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나서 많은 피해를 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2016년 경주 5.8 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하지만 피해는 경주 지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5.4지진의 피해신고는 3만 1000여 건 접수됐다. 최종 인정 대상은 공공건물 321건, 사유재산 2만7535건으로 1차 확정 피해액이 545억 원이다. 여기에 2차 추가 접수와 이의신청 등으로 현재 심사 중인 신고 건수가 4000건 이상이어서 5.4지진 피해액은 600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올해 2월 11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4.6 여진에 따른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100억 원 이상 예상되는 4.6여진까지 합치면 포항지진 피해액은 7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10억 원의 피해를 낸 경주지진의 6.5배를 넘는다. 하지만 이 피해 규모도 주택과 공공시설물만 합친 것으로 상가나 공장 등을 합치면 훨씬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많은 피해를 입힌 포항 지진의 규모 2.0 이상 여진이 100번 째 발생했다. 지난 16일 규모 2.7 지진 발생 이후 약 2주 만이다. 3월 31일 밤 12시 20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7㎞ 지역에서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 100번째를 기록했다. 포항 여진은 규모별로는 2.0 이상~3.0 미만이 92회로 가장 많고, 3.0 이상 4.0 미만이 6회, 4.0 이상 5.0 미만이 2회나 됐다.

문제는 앞으로도 여진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2016년 9월 발생한 경주 지진도 여진이 1년여 동안 600회를 넘었다. 규모에 차이만 있을 뿐 사실상 지진이 상시화 돼 있다. 경우에 따라 본진보다 더 강한 여진이 올 수도 있어 일본에서는 여진이라는 개념을 아예 쓰지 말자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치의 빈틈없는 상시적 대응체제의 구축이다.

경주, 포항 지진 이후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다양한 대책도 제시됐다. 시스템을 계속 보완해 나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진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이다. 그 바탕은 무엇보다 지속적인 경각심이다. 100번째 여진이 또 한 번 경각심을 다지게 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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