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403명 탄 여객선 기관실 바닷물 유입
대저해운, 7년된 선박 빼고 18년된 엘도라도호

대저해운 여객선 엘도라도호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5분께 울릉도 남동쪽 22km 해상에서 독도에서 울릉도로 운항 중인 대저해운 여객선 엘도라도호의 기관실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해 400명에 이르는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다행히 승무원들이 자체 배수펌프를 작동하고, 현장에 급파된 동해해경 1500t급 경비함의 펌프로 물을 퍼냈다.

인명피해는 없으나 한때 물은 최고 60㎝ 가까이 차올랐다.

동해해경에 따르면 668t급의 여객선 엘도라도호는 이날 오후 4시 울릉도를 출항해 오후 5시 55분 독도에 입항, 오후 6시 25분 독도를 출항해 울릉도로 돌아가던 중 기관실에 바닷물이 유입된다고 경북운항관리센터를 경유해 신고했다.

엘도라도호는 당초 이날 오후 8시 20분께 울릉도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3시간 늦은 밤 11시 37분 저동항에 도착했다.

울릉도와 독도를 운항하는 이 여객선에는 승객 396명, 승무원 7명 등 403명이 타고 있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침수가 시작되자 승무원들이 신속하게 승객에게 구명조끼를 모두 입도록 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동해해경은 인근 해상에서 경비 중인 1천500t급 경비함을 현장으로 급파, 단정을 내려 6명의 해경 대원이 여객선에 승선해 안전구호 조치를 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여객선은 해경 경비함의 안전관리를 받으며 울릉도로 향했고 오후 11시 37분 저동항에 도착해 안전하게 계류를 마쳤다.

저동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다소 지치고 피곤한 상태였지만 건강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해경은 전했다.

여객선은 침수가 시작되자마자 곧 배수펌프를 작동했고 해경이 가져간 펌프로 물을 모두 퍼내 침수량은 더는 늘어나지 않았고 현재 물은 모두 빠진 상태다.

또 엔진과 발전기 등 상태도 양호해 여객선의 운항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여객선은 6∼7노트로 저속 운항했다.

이날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상에는 파도가 1m 내외로 잔잔하고 풍속도 비교적 약한 편이어서 여객선의 운항에 큰 무리는 없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5분께 울릉도 남동쪽 22km 해상에서 독도에서 울릉도로 운항 중인 여객선 엘도라도호가 기관실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자 긴급 출동한 동해해경 경비함이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1일 엘도라도호가 있는 울릉도에 직원을 보내 조사한 결과 1번 기관실 외부 스케그가 어떤 물체와 부딪힌 사실을 확인했다.

포항해양수산청은 당시 충격으로 기관실 일부가 휘어지고 갈라지면서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스케그는 배의 키 아래를 지탱하면서 선박 기울기를 완화해주는 일종의 날개다.

포항해양수산청은 그러나 이 여객선과 부딪힌 바다 위 물체가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저해운 소속 울릉도~독도 노선 엘도라도호가 울릉도로 귀항 중 침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노후 대체 선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항만 당국에 따르면 당초 대저해운은 울릉도~독도 노선의 부정기여객운송사업 면허 취득시 2011년 건조한 신조선인 썬라이즈호를 투입 운항했다.

이후 대저해운의 계열사 대저건설의 울릉도~포항 노선에 썬라이즈호를 투입하면서 울릉도~독도 노선에 노후된 엘도라도호를 투입, 대체 선박의 안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지난해 6월 투입된 엘도라도호는 전장 47.33m, 전폭 13.0m, 국제총톤수 963t급 규모로 1999년 건조되고 선령이 18년 경과된 노후선박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선령이 18년인 엘도라도호가 선령이 7년에 불과한 기존 여객선 썬라이즈호를 대체허가가 되면서 여객 안전이 우려된다는 논란이 일었고, 이날 사고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재형 기자
박재형 기자 jhp@kyongbuk.com

울릉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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