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무른 나이에 지게질 배웠죠
눈물 몇 되 땀 몇 섬 흘렸지만
비칠거릴 때마다 소금 한 줌 집어 먹었죠
몸도 마음도 치우치면 덤벙 빠져요
발가락마다 고루 힘주고
지겟작대기 알구지 옴팡지게 짚어야 해요
이제 출렁거리는 냇물비단 위에도
소금짐 지고 거뜬히 서 있게 되었죠
날마다 땀 흘려 일하고
때때로 슬프면 목 놓아 울어요
기쁨은 떠올라 물결이 되고
슬픔은 가라앉아 보석이 되죠
가끔 내가 선 곳이 물인지 하늘인지 모르겠어요
진흙탕인 줄 알았는데 흰구름 둥실 떠다니죠
낮은 신 신고 있지만 높은 신 함께 걸어요





감상) 만개한 벚꽃 길을 걸어 출근했다. 온 몸으로 꽃향기가 찰랑찰랑 넘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그 길을 지나와서도 한참동안 나는 꽃처럼 나폴거리며 걸었다. 그러다 자꾸 착각하는 것이었다. 내가 그 꽃길을 낳고 왔다는 생각, 길하나가 내 자궁을 통해 빠져나갔다는 생각.(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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