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행장 분리는 결론 못내

김경룡 DGB금융그룹 회장 직무대행.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인 DGB금융이 2일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채용비리 와비자금 의혹 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박인규(64)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사표는 수리됐다. 대신 후임 경영진을 선출할 때까지 직무대행체제로 전환한다

DGB금융그룹은 지난주 박인규 회장의 사임 의사에 따라 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직무대행은 차기 회장과 은행장 선임 시까지 회장과 은행장의 직무를 각각 대행하게 된다.

이사회는 이날 회장 직무대행으로는 김경룡 부사장을 선임했다.

DGB대구은행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박명흠 부행장을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지배구조 분리 건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면밀하게 검토해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는 전체 임직원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내부결속 강화를 당부’하며 ‘투명한 선임 절차’와 ‘주주 및 고객 그리고 임직원 등 이해 관계인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진행을 약속’했다.

김 회장 직무대행은 1960년생으로 대구은행에서 경북미래본부장과 경북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DGB금융지주 전략경영본부장 겸 DGB경제연구소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명흠 대구은행장 직무대행
박 은행장 직무대행은 1960년생으로 대구은행 부울경본부장과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마케팅본부장 겸 서울본부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날 이사회 개최와 관련, 시민단체는 “박인규 회장 및 행장 체제에서 비리를 묵과하며 사태를 방치한 사외 이사들은 임원 추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박 행장과 공범 피의자들의 불법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등 부정을 제대로 견제하지 않았고, 박 행장이 책임을 회피하며 지금까지 버텨온 상황을 방치했으며 비리청산과 경영혁신은커녕 피의자들을 승진시키고, 이사추천을 통해 비리 구조를 고착시켜온 과정을 동조 또는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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