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결말 맘에 들어…‘행복’에 대해 질문 던진 것"
"남편 김승우, ‘미스티’의 열렬한 팬…딸도 같이 모니터링"

[더퀸AMC 제공]
늘 명랑하던 주부는 온데간데없고 냉정하고 이지적인 앵커만 남았다. 배우 김남주(47)가 6년 만에 시도한 변신은 완벽했다.

JTBC 금토극 ‘미스티’에서 앵커 고혜란 역으로 열연한 김남주를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단발머리에 재킷 차림, 혜란의 모습 그대로였다.

김남주는 “아직 혜란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아직 혜란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어서 당분간은 혜란으로 살려고 한다. 강렬한 인상을 줬다고들 하시고, 사랑도 많이 받아서 감동했다. 쏟은 열정을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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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 술술 읽혔어요. 그런데 고혜란 캐릭터 설명에 있던 ‘완벽한 여자’, ‘예쁜 몸매’, ‘지적인 여자’ 같은 문구를 보고 걱정됐어요. 저는 운동도 엄청나게 싫어하는데. (웃음) 그 이후로 제가 엄청나게 준비를 했죠. 일터에서는 카리스마 있게, 멜로에서는 섹시하고 고혹적으로 보이고 싶었어요. 우려도 많았지만 1·2회 방송 나갔을 때 시청자 반응을 보고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는 또 “JTBC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께서 절 초대해주실 줄 알았는데 아직 연락이 없으시다”며 “자리를 바꿔서 진행하면 재밌을 텐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예민한 고혜란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는 탄수화물을 끊는 등 철저한 식단 관리로 46kg까지 몸무게를 줄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한식도, 매운 음식도 실컷 먹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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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갖춘 것처럼 보이는 혜란은 그러나 마지막까지 행복하지 못했다.

김남주는 “모든 분이 해피엔딩을 원한 것을 알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15·16회 대본을 보고 굉장히 특별한 결말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혜란이가 ‘이 순간 행복하느냐’고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못 하잖아요. ‘미스티’의 결말이 우리 모두에게 뭐를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지, 지금 이 순간 행복한지 물어보는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혜란이도 성공하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치열하게 살았지만 행복하지 못했잖아요. 저는 마지막에 혜란이를 보고 ‘이 여자가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되더라고요.”

김남주는 함께 호흡한 지진희와 고준에 대해선 “진희 씨는 워낙 굉장히 강한 분이고 말 그대로 강태욱이었다. 준이는 성격이 여리면서도 순간적인 몰입력이 좋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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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혜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참 안타깝고 불쌍하고, 측은하고 딱하다”며 “혜란처럼 살고 싶은 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김남주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고혜란과 달리 김남주는 지금 가장 행복해요. 응원해주는 남편과 자녀, 가정이 있고 일도 어느 때보다 잘됐고요. ‘미스티’가 시청률이 50%는 아니지만 제게는 자랑스러운 작품이에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 때 상을 10개인가 받았는데 늘 불안했거든요. 행복이 있으면 불행도 있으니까. 지금도 같은 생각이에요. 엄마로서도 배우로서도 겸손한 자세로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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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족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2005년 배우 김승우와 결혼해 아들과 딸을 각각 하나씩 뒀다.

“김승우 씨가 범인이란 농담도 있었는데 자기는 빼달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승우 씨는 ‘미스티’의 열렬한 팬이었어요.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안방에서 몰입해서 보고 있는 것 좀 보세요. (웃음) 한 편도 빼놓지 않고 다 봤을 거예요. 딸도 저랑 같이 모니터링 했어요. 초반에 ‘진한’ 애정신은 빼고요. 그런데 하다 보니 키스신은 같이 보게 됐어요. 딸이 ‘저런 거 찍을 때 부끄럽지 않으냐’고 하더라고요. (웃음) 연기라고 잘 설명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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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SBS 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남주는 영화 ‘그놈 목소리’(2007) 등과 드라마 ‘내조의 여왕’(2009),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등 다수의 인기 작품에 출연해왔다.

그는 “이번 역할이 너무 강렬했기에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외모 때문에 커리어 우먼이나 여성의 당당한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주로 했는데, 앞으로도 단순히 엄마이기만 한 역할은 하고 싶지 않다. 실제로 여성들이 섬세한 것부터 큰 숲을 그리는 일까지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40대의 열정을 모두 쏟아붓고 엄마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미스티’를 하고 나니 자주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쉽지는 않지만 일도 잘하고 싶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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