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 고성이씨 안동 입향조 탄신 600주년 기념 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 개막행사가 열리고 있다.
의리와 명분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온 가문이 고성이씨다. 군자다운 삶을 지향했기에 안동과 청도 두 곳에 군자정이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안동 임청각의 군자정에서 고성이씨 안동 입향조 참판공 이증선생 탄신 600주년 고유제가 거행됐다. 군자정은 물론 주변 건물에는 고성이씨 각 종파며 외손 여러 성씨의 파록(爬錄)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임청각 군자정 전정에서 유창훈 상례의 창홀(唱忽)에 따라 진행된 행사는 초헌관에 후손인 이종주 전 대구시장, 아헌관 김창회, 종헌관 김종길이 맡아 이증선생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15회 고성이씨 참판공 기탁문중특별전 개막식은 오후 2시에 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한국국학진흥원 이용두 원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인 고성이씨 문중은 9명의 독립운동가가 건국훈장을 받을 만큼 명문가이라며 이증선생 탄신 600주년,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 탄신 160주년을 축하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안동 임청각의 군자정에서 고성이씨 안동 입향조 참판공 이증선생 탄신 600주년 고유제가 열리고 있다.
기조 강연은 고려대 김창헌 교수가 ‘고성이씨의 역사와 전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고성이씨의 흥기(興起)를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의 고성의 인물을 시작으로 7세 이존비의 가학과 학문, 아들 이우, 손자 이암 때의 비상, 증손자 이강의 수성을 거쳐 태종 때 개혁을 주도하고 좌의정을 지낸 현손 용헌 이원을 전성기로 풀어나갔다. 이원의 아들이 안동 입향조 이증으로 6대에 걸친 역사를 조명했다.

제15회 기탁문중특별전 전시설명은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전시운영팀장이 맡았다. ‘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이란 주제로 내년 2월 말까지 진행될 특별전은 고서·고문서 등 40여 점과 유물 10여 점을 5부로 구성해 전시했다. 1부는 고성이씨 안동에 들어서고, 2부 향촌에 더불어 살면서, 3부 경과 충절의 정신을 이어갔다, 4부 시대의 부름에 응하고, 5부 군자다운 선비의 삶을 누린다로 구성했다

전시된 현판
전시물 중에 오공신 회맹축은 1456년 개국·정사·좌명·정난·좌익공신 등 5공신의 적장 자손 226명이 모여 회맹문과 참석자 명단을 기록한 문서다. 좌명공신이었던 이원의 아들 이증(李增)이 참석했다. 세종조 좌의정을 지내고 청백리로 좌명공신과 철성부원군에 책봉된 용헌 이원의 친필도 전시됐다.

행촌선생 실기는 행촌 이암(1297~1364)의 실기다. 이암은 고려 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감찰대부를 지낸 이존비의 손자로, 군해라는 이름을 암으로 고쳤다. 행촌은 홍건적의 난에 공민왕이 안동으로 몽진할 때 호종하여 철원부원군에 봉해졌고 묵죽이며 예서와 초서를 잘 써 조맹부와 쌍벽을 이루었다. 행촌 친필은 문수원장경비(文殊院藏經碑) 탁본이 전해 왔으나 ‘행촌필첩’이 최초로 소개됐다. 행촌친필은 화엄경의 필사본 서첩으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2점이다.

쌍매당선생일고는 점필재의 문인인 쌍매당 이윤의 문집이고, 대계문집은 이상정의 문인인 대계 이주정의 문집이며 북정집은 이상정과 김종덕의 문인인 북정 이종주의 문집이다. 입향조 이증의 아들 이굉이 건립한 귀래정, 임청각을 건립한 이명의 아들 이굉이 건립한 반구정 등의 현판이 복각 전시됐다

허주산수유첩도 전시됐는데 허주 이종악(1726~1773)이 1763년 친인척과 배를 타고 임청각을 출발해 반변천 주변의 12절경을 그린 12폭의 화첩이다. 가장 선현유묵에는 석주 이상룡 등의 서한문을 모은 간찰첩이고 석주의 부인 김우락 여사가 만주로 망명하며 지은 내방가사는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로 전시됐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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