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7시 35분께 울릉도 남동쪽 22km 해상에서 독도에서 울릉도로 운항 중이던 대저해운 여객선 엘도라도호의 기관실로 바닷물이 유입돼 승객 403명이 불안에 떨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여객선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여객선 사고여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사건이 처리됐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심각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 특히 수심이 서해나 남해 보다 깊은 데다 파고가 높은 동해의 특성을 고려한 선박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남해나 서해처럼 유사시 피항 할 수 있는 섬이 있지 않는 동해에서 선박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엘도라도호 사건이 남긴 문제점을 하나 하나 점검해 만의 하나 불의의 사고로 연결되지 않게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위험이 상존하는 항로에 대체선을 투입하면서 기존 허가를 받은 선박 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선박을 투입해 영업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 대저해운은 당초 울릉도-독도 노선의 부정기 여객운송사업 면허취득 당시 선령이 7년인 썬라이즈호(2011년 건조)를 계열사인 대저건설의 울릉-포항 노선에 투입함에 따라 이후 독도노선 대체선박의 노후 문제가 줄곧 논란이 됐다. 대저해운은 지난 2016년 썬라이즈호의 대체선박으로 선령이 22년인 노후 선박‘뉴골드스타호(1996년 건조)’를 2개월 단기로 빌려와 추석 특별운송 기간 울릉도-독도노선에 영업했다.

이후 대저해운은 대체선박을 구하지 못하다 5개월만인 지난해 4월 대체선박으로 현재 선령 23년인 노후 선박 웨스트그린호(1995년 건조)를 고려고속훼리로부터 사서 2달간 투입했고, 같은 해 6월 다시 선령 19년짜리 현재 엘도라도호(1999년 건조) 운항을 시작했다. 이렇듯 선령 7년인 썬라이즈호로 부정기면허를 취득하고 면허의 반환 없이 이후 선령이 3배가 넘는 22년, 23년, 19년의 노후선박을 잇달아 대체선박으로 운행해 불안 불안 한 참이었다.

봐주기식 선박 등록행정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동해와 같은 험한 항로에 특별한 기준도 없이 한 달이나 두 달짜리 용선, 그것도 당초 허가받은 선박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배를 빌려와 투입하게 허가하고 있어서 안전불감이라는 지적이다. 대체선 투입과 관련, 명확한 규정을 둔 법 개정이 필요하고 유사 사건이 재발 되거나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행정관청에서도 철저한 관리 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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