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주택 미분양 8천가구 훌쩍···지진 여파 포항 2017가구 최다
대출 규제·양도세 감면 혜택 등 지방 부동산 활성화 대책 시급

경북지역 미분양 주택이 8천 가구를 넘었다.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고 입주물량이 겹치면서 집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북 도내 미분양 주택은 2015년 12월 3천802가구, 2016년 12월 6천716가구, 2017년 12월 7천630가구로 늘다가 올해 2월 기준으로 8천237가구로 증가했다. 또 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14년 2월 392가구, 2015년 2월 249가구, 2016년 2월 234가구, 2017년 2월 413가구로 500가구를 밑돌다가 지난 2월 기준으로 1천624가구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다.

지역별 미분양 주택 현황은 지난 2월 말 기준 포항 2017가구, 구미 1625가구, 경주 1179가구, 안동 569가구, 예천 493가구, 칠곡 315가구, 영천 233가구, 청도 190가구, 성주 112가구, 경산 39가구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 상반기에 경산, 경주, 상주, 안동, 문경 등에도 2300 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경북도청 이전지 경북 예천군 호명면 신도시는 미분양보다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분양 아파트를 매매에 나서는 분양주들이 적지 않다. 예천군 호명면 경북도청 신도시의 정모(48) 공인중개사는 “아직 아파트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가 1500만 원까지 조금 남아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소진물량이 많아졌고 빠르다”며 “사놓고 융자 규제와 이자 기존의 집 처분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매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청 신도시 일대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붙은 것도 있으나 저층인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분양가인 2억4천여 만원보다 700만∼1500만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입주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오랫동안 빈집으로 놔두기보다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기 위해 가격을 낮췄다. 그런데도 사는 사람이 적고 입주 문의도 드문 편이다.

도청 신도시뿐만 아니라 포항, 구미도 이처럼 미분양 아파트와 입주물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하는 사례가 많다.

구미에는 구미 국가산업 4단지와 확장단지 쪽에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는 바람에 일부 아파트가 분양가 이하에 거래된다.

S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층수나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 분양한 한 아파트는 분양가에서 마이너스 1000만 원 또는 마이너스 500만 원 등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항은 지난해 11월 지진이 나고 아파트 거래가 뚝 끊겼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내렸다.

북구 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지진 전에만 해도 2억 원이던 가격이 현재 1억5000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북구의 또 다른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10층) 기준으로 몇 달 사이 2억7천200만 원에서 1천300만 원 하락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포항 흥해지구는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고 지진 여파 등과 김천은 혁신 도시로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면서 기대만큼 수요가 따라주지 못해 미분양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대출규제 완화와 양도세 감면 혜택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도입해 지방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