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100년 대계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교육부가 서울의 일부 주요 대학에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모집 확대’를 요구, 일파만파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것은 경북대나 영남대, 계명대, 가톨릭대, 대구한의대 등 지역의 대학들에는 교육부의 아무런 지침이 없어서 ‘지방대 입시 페싱’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교육부의 서울 소대 대학에 대한 요구 이후 성균관대가 정시 인원을 10% 포인트 이상 확대를 검토하고 있고, 연세대가 3.6% 포인트 확대를 발표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도 정시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대학들엔 교육부의 지침이나 요구도 없었을 뿐 아니라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2020학년도 수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고 정시 모집인원 확대하겠다는 것은 일선 고등학교 교육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나아가 대학의 교육방향에도 영향을 주는 중차대한 일이다.

교육부의 정책 전환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수시, 수능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를 수험생들이 겪게 된 것이다. 대학 입시를 1년 6개월여 앞둔 고2 교실은 혼란의 연속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대입 개편안을 1년 유예하면서 새로운 대입 개편안 첫 적용을 받게 되는 현 중3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는 데다 재수가 쉽지 않아진 현 고1이 지금까지는 대입정책 변화의 희생양으로 지목됐다. 여기에다 이제는 교육부의 갈팡질팡 정책으로 고2도 그에 못지 않은 충격을 떠안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의 쓴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우 교육감은 자신의 SNS에 “정시모집 확대는 미래교육을 거꾸로 돌리는 역사적 퇴보”라며 “2015개정교육과정이 중시하는 과정중심 평가, 협력수업 등과 상반되는 정책이며 수능 과목에 대한 사교육 열풍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하는데 대해서도 비판적 사고력과 협업 능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전형으로 학종 기준을 명확히 해 공정하고 투명한 대입 전형 방안을 도출하는 데 논의의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교육감 보다 오히려 일선 대학들이 먼저 해야 할 일임에도 지역의 대학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대학입시는 일선 고등학교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미래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교육부와 대학은 물론 전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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