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호도·비방·학부모 단체 수사의뢰 등으로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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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경북교육감 선거 김정수·안상섭·이경희·임종식 예비후보.

경북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가 상호비방과 고소 고발로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위해 안상섭(55) 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 김정수(64) 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 이경희(65) 전 포항교육장, 임종식(63)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 등 4명은 지난달 26일 실무자 협의에서 TV토론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오는 5월 24일까지 단일 후보 선출을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 다음 날인 27일 이경희 전 포항교육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절호의 기회를 저버리는 이기주의적이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어떠한 방법이라도 좋으니 가장 이른 시점에 ‘후보 단일화’를 성사를 촉구하는 등 불만을 드러내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여기다 임종식 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 ‘보수성향의 교육 시민단체인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이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우리감 추대 교육감 후보 1차 확정 발표식’을 갖고 임종식 후보를 경북의 우리감으로 선정해 보수 진영 단일 후보가 임종식 후보로 기울었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에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김정수 예비후보다.

김정수 예비후보는 다음날인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생소한 시민단체들이 모여 참여하지도 않은 단일화 단체를 집어넣어 마치 먼저 만들어진 교추본, 이선본 등의 단일화 기구가 단일화되어 우리감이 만들어진 것처럼 포장하고, 객관성 없이 여론조사 상위권에 드는 후보를 임의로 선택해 4개 지역 보수교육감 후보를 단일화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안상섭 예비후보도 5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에서 임종식 후보자를 경북교육감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선정하고 임 예비후보는 이를 언론에 호도하는 행위는 교추본을 통해 합의했던 보수 단일화 협의 과정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폄하했다.

이어 임종식 예비후보의 사퇴와 경북 교추본에 공정성에 의문이 있는 임 예비후보자를 이번 교추본의 단일화 대상자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학부모 단체들의 반발과 고소 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교육 정책 제안과 더불어 지방정부와 교육감의 선거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학부모 감시 단체라고 밝힌 경북교육발전연합회는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이 임종식 예비 후보를 경북교육감 보수 후보로 선정된 것에 대해 단순히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에 불과한 것이 아니며, 특정 세력이 거짓을 생산해내 유권자들의 오해를 유발하는 부정한 방법을 일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매우 농후하다며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수사를 의뢰서를 접수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9일에는 학부모연대(꿈이 있는 밝은 청소년 모임, 경북교육발전연합회, 청소년인권신장협의회, 좋은학교만들기운동본부) 홍윤하 대표가 경북교육청 소속 교직원 4900여 명이 임종식 후보 관련 밴드 등을 개설하거나 가입해 조직적으로 선거개입을 하고 있다는 보도자료와 공무원들의 실명이 담긴 자료를 배포했다.

이처럼 상호 비방과 고소 고발이 이어지면서 보수후보 단일화가 무산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모 예비후보는 본지와 통화에서 "4명의 후보자가 합의된 사항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반대해 이행하지 않고 중도 포기하고 출마를 할 경우 보수후보 단일화는 물 건너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예비후보도 "아직은 실무자들끼리 합의된 사항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협의 과정에 자꾸 잡음이 생기고 예비 후보자들이 돌발 행동을 하면 단일화는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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