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 차단봉으로 정체 심각…비합리적 진입 시스템 '눈살'

5일 오전 대구 달서구 유천 IC를 통해 출근하려는 차들이 진입 전 차단봉으로 인하여 정체를 겪고 있다. 윤관식 기자
대구 달서구 유천동에서 동구 혁신도시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강모(41) 씨는 지난 3일 오전 유천 IC를 이용했다가 출근 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는 대곡 지구 방향 인근 차량 정체를 피하고 신호도 없이 동대구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유천 IC에 가까워질수록 차들이 길게 늘어선 광경을 보고서는 황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거북이걸음’으로 진입구 부근에 들어선 강 씨는 차들이 차단봉 때문에 정지한 후 출발하는 상황을 보고 나서야 정체가 일어나는 이유를 알았다.

강 씨는 하이패스 전용 IC에 차단봉이 설치된 이유를 알고자 고객센터로 연락했지만, 담당 부서로 수차례 안내받다 결국 답답한 마음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강 씨는 “하이패스는 어감 자체가 고속도로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느낌인데 실제 가보니 차단기 때문에 정차한 뒤 진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면서 “하이패스 전용 IC에서 상상도 못 한 차단기 때문에 평소 출근 시간보다 15분이나 늦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29일 개통한 하이패스 전용 유천 하이패스 나들목(IC) 진입 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유천 IC는 대구 달성군 구라리와 달서구 유천동에 걸쳐 있는 중부내륙고속도로지선 하이패스 전용 IC로 다른 곳과 달리 진입형태가 독특하다.

하이패스가 인식되면 고속도로 방향 차단봉이 올라가고 하이패스 인식이 안 되면 회차로 쪽 차단봉만 올라간다.

한산한 오후 시간대에는 정체가 없으나 오전 출근길에는 차단봉으로 인한 차량 정체가 심각하다.

이에 유천 IC를 통해 출근하는 운전자들은 비합리적인 진입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함께 차단봉이 설치된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하이패스 인식을 못 해도 도착 지역 고속도로 출구에서 사실 확인과 함께 정산하는데 굳이 차단봉을 설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부 운전자는 ‘차라리 화원옥포 IC로 돌아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며 유천 IC 정체 상황을 비꼬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도로공사는 유천 IC가 남대구 IC 진출 차량의 정체 해소를 위해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작은 규모이다 보니 4.5t 과적 차량을 단속할 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차단기를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도로공사는 유천 IC 정체에 대한 민원이 많은 상황을 고려해 차단기 속도를 높이는 방법 등 시스템으로 개선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진천·유천동에서 구미와 왜관, 다부로 출근하는 운전자들은 차량 정체에도 출근 시간이 줄어든 반면, 대구시 내에서 오가는 차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과적 차량과 하이패스 미장착 차량의 출입이 안 되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차단봉 속도를 올리는 등 개선 방법을 마련해 이른 시일 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