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제11전투비행단 부대장으로 엄수…영결식장 숙연
“우리 조국과 공군을 사랑했고 부대와 가정에서 최선을 다해왔던 그들이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 하늘나라로 먼저 간 것을 압니다. 우리들의 빨간 마후라. 비록 몸은 떠났으나 그 사랑과 열정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좋아하는 창공에서 우리 젊은 보라매들의 안전과 앞길을 밝혀 주길 바랍니다.”
지난 5일 F-15K 전투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조종사 최필영 소령(29·추서계급)과 박기훈 대위(27·추서계급)의 영결식이 7일 오전 9시 대구 제11전투비행단 웅비관에서 치러졌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등 군 관계자들과 동료, 유가족은 최 소령과 박 대위의 장례가 시작되자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식이 시작되고 6명의 장정이 보폭을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운구하는 10여 분 동안 순직자를 애타게 부르짖는 유가족과 고개를 떨군 채 흐느끼는 동료들의 침통한 소리만이 웅비관에 퍼질 뿐이었다. 최 소령과 박 대위에 대해 경례를 하는 동안에는 눈물을 삼키며 거수조차 힘들어하는 한 동료의 모습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하식 제11전투비행단장을 비롯해 순직자의 동기회장들이 단상에 올라 추도사를 통해 생전 고인의 모습을 그렸다.
특히 최 소령과 박 대위의 친한 친구로, 군 전우로 함께 했던 동기회장들의 추도사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최 소령과 공군사관학교 59기 동기인 김성석 동기회장은 추도사에서 “우리가 만난 게 10년도 넘었다. 2007년 그 춥던 겨울날 59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고서 그 흔한 밥 한 끼, 술 한잔 제대로 나누지 못했는데 떠나버려 너무 슬프다”며 “동경하던 하늘을 매번 날아오르던 너인데 이렇게 너와 박 대위를 데려간 하늘이 야속하다. 너의 분신과도 같은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우리가 함께 지키겠다”고 동기 전우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박 대위과 한서대학교 학군 41기 동기인 서린 동기회장은 “뉴스를 통해 사고를 접했을 때 오직 무사하기만을 바랐는데 이제 사진으로밖에 너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후보생 시절 분명 눈에 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너와 룸메이트가 됐을 때 너에게 예의가 묻어나오고 겸손한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이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생각해보니 항상 네가 있었다”면서 “오늘이 내 생일인데, 나이를 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오늘이 이제 나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네가 너무 그립다”고 말했다.
최 소령과 박 대위의 영결식이 끝난 오전 10시 2분, 웅비관에서 부대 정문까지 차로 10여 분 거리의 도로에는 공군 장병들이 거수를 한 채 늘어섰다.
최 소령과 박 대위를 하늘로 돌려보내는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도록 모든 전우가 나선 것이다.
전우들의 마중을 받으며 대구 제11전투비행단을 떠난 최필영 소령과 박기훈 대위는 이날 오후 4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