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신문사 앞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아침저녁 출퇴근하면서 한 번씩 올려다보기도 하고, 신문사 건물 옥상에 올라가 크고 우람한 나무의 자태를 내려다 보곤 하기도 한다. 이 나무 한 그루로 해서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변화를 실감할 뿐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나무의 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뿌리는 물을 빨아들였다가 흘려보내는 고마운 역할도 한다. 숲 1ha(100㎡)가 연간 16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2t의 산소를 뿜어낸다. 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산소량이 0.75㎏인 것을 감안하면 숲 1ha의 산소로 45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다. 나무의 효용성은 이 밖에도 무궁무진하다.

국토의 7할이 산이라지만 사람 가까이 있는 나무들을 잘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각 시군에서는 도시 숲을 가꾸고 가로수를 심는다. 해마다 식목일과 식목주간을 정해 나무 심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이 있다. 길가에 심어놓은 가로수의 관리 수준이 형편없다. 관광도시 경주의 주요 도로 가에는 은행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데 하나같이 몽땅 빗자루 모양이다. 도시의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윗둥치를 마구잡이로 잘라버렸기 때문이다. 아름답게 가꿔진 가로수는 도시 이미지를 한층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 

경주의 가로를 지날 때마다 경주시의 가로수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관광도시이자 역사 고적도시인 경주시의 가로수 관리가 이렇게 마구잡이여서야 되겠나 싶어서다. 경주뿐 아니라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겠지만 경주시 같은 역사도시에는 가로수를 특별히 관리하는 조경 전공 공무원이 자리를 옮기지 않고 붙박이로 맡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별도의 부서를 둬야 한다. 독일에 숲을 관리하는 ‘임무사(林務士 Foerster)’가 있듯 일선 시군에 가로수를 아름답게 관리하는 ‘가로수 관리사’를 두어야 한다. 

경북도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도시숲과 가로수 심기를 확대하기로 했다는데 이제는 심는 자랑보다 가꾸기가 더 중요한 때다. 식목주간이 지나가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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