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디미방’은 장계향(1598~1680)이 지은 한글로 된 국내 최초의 요리서다. 이 책은 동아시아 최고의 식경(食經)으로 평가받는다. 음식디미방에는 조리법이 크게 3종류로 나눠 져 있다. 변병류 편 18개 항목, 어육류 편 74개 항목, 주류와 초류 편 54개 항목이다.

장계향은 선조 31년(1598) 안동 서후면 금계리에서 태어나 숙종 6년(1680) 8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음식디미방은 장계향이 말년인 1670~1680년 사이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에는 146항목의 조리법이 소개돼 있다. 경북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책은 갈암 이현일 가문이 보관해 오던 것이다. 음식디미방이 처음 알려진 것은 1960년 경북대 교수로 재직했던 국문학자 김사엽 박사의 논문을 통해서다. 그 후에도 손정자 교수(1966년)와 황혜성음식연구가(1976년)에 의해 한국요리백과사전 고조리서 편에 내용이 소개됐다.

이후 1999년 다시 안동대 윤숙경 교수가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조선중기 음식법에 대한 조리학적 고찰에 대한 논평’을 정부인 안동장씨 추모학술대회에서 발표해 세상에 크게 알려지게 됐다. 지난 2006년에는 경북대 국어국문과 백두현 교수가 당시 어원을 연구해 주해한 ‘음식디미방 주해’를 펴내기도 했다. 

음식디미방 중국 음식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경북 북부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던 음식조리법, 집안에서 내려오던 비법에다 스스로 개발한 음식비법을 더해 기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맛질방문’이라고 부기된 것이 16종이나 된다. 이는 수운잡방의 오천가법과 마찬가지로 장계향이 예천 맛질 출신의 첨지 권사온 딸인 친정어머니 권씨의 음식 솜씨와 비법을 전수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0일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에 ‘음식디미방’을 주제로 한 장계향 문화체험 교육원이 문을 열었다. 교육원은 전통음식전시관과 체험관, 한옥 휴게공간, 장계향 추모공간 등을 갖췄다. 전통 한옥체험과 다도체험, 전통혼례, 고택 음악회 등 행사도 열 계획이라 한다. 우리의 전통음식을 세계화 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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