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준으로 무려 1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전체 실업률(4.5%)뿐만 아니라,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 11만2000명)을 포함한 사실상 모든 고용 관련 지표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캄캄한 암흑 속”이라는 평이다.
국가의 미래인 청년층(15∼29세)의 고용 현실은 더욱 앞을 볼 수 없을 지경이다. 3월 청년층 실업률은 11.6%로 2016년(11.8%) 이후 가장 높고, 청년층이 피부로 느끼는 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 실업률)은 24.0%로 2016년(24.1%) 이후 가장 높다.
전국적으로 이렇지만 대구·경북의 경우 이보다도 더 심각하다. 3월 청년실업률이 대구 14.4%, 경북 16.6%로 전국 11.6%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저절로 한숨이 나올 정도다.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2.9%포인트, 4.4%포인트씩 상승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민 세금을 퍼붓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 지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예산을 전년보다 12.4% 늘어난 19조 2000억 원 편성했다. 정부가 현재 국회에 제출해놓은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된 것까지 포함하면, 올해 청년 일자리 예산은 5조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본예산(2조6000억 원) 대비 무려 126.9%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실업률은 떨어지기는커녕 기록적인 수준이다.
3월 고용동향은 그간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 지표로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이 고용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던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이 그것이다. 고용 악화는 최저임금 인상에 크게 영향을 받는 숙박·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의 취업자 수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 숙박 및 음식점업은 취업자가 작년 3월보다 2만 명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작년 6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실 소매 점포에서의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사라져 가는 상황 이어서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남북문제와 지방선거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큰 문제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획기적 정책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