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누출 1시간 후 재난 문자···마스크 등 기초장비가 고작"
영주시·공장 늑장 대응에 시민 비난 폭주···특단 대책 마련 시급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가수유출 사고…불안해서 못 살겠어요.”

지난 13일 영주시 SK머티리얼즈 공장(영주시 가흥공단로)에서 5t 탱크에 담긴 육불화텅스텐(WF6) 1.8t 가운데 일부인 약 40㎏ 유독가스가 누출된 것과 관련해 일부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주 아젠다21위원회, 영주자연사랑연합, 영주녹색사관학교, 경북환경생태연구소, 영주시사랑의열매나눔봉사단, 사)숲힐링문화대구경북본부 등을 비롯해 연대를 희망하는 환경·시민단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태에 대비 SK머티리얼즈는 가동을 중단하고, 지역 시민·환경단체가 참관한 가운데 안전진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2010년 첫 가스 누출 사고를 시작으로 2013년 8월 대규모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최근 수년간 수차례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 바 있기 때문. WF6 가스는 물과 만나면 불산으로 변하고 사람이 들이마시면 호흡기가 손상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장 측과 지자체의 늑장 대응을 질타하는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영주시는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인근 주민에게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한 데 이어, 일반 시민들에게는 오전 10시 55분께 문자를 발송하는 등 관리소홀 및 늑장대응으로 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인근 주민 A모(67)씨 등 2명은 가스 흡입을 이유로 안동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으며, 현재 A씨는 구미 모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재난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기 전까지 회사나 영주시청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SK머티리얼즈의 대책이라는 것이 인근 마을회관에 비치한 가스 마스크 등 기초장비가 고작이다. 폭탄을 이고 사는 기분으로 공장이 있는 한 불안에 떨며 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정옥희 영주녹색사관학교장은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그때그때 미온적인 대책으로 일관해 온 관계기관이나 사고 공장 당사자들은 시민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호 SK머티리얼즈 사장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영주시와 시민,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공장 주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된 뒤에도 현장에 대한 환경영향 조사 등을 실시해 조사단이 제안하는 방법, 범위, 기준에 따라 완벽한 복원을 시행하도록 하고 진행 상황과 결과를 지역사회에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진한 기자
권진한 기자 jinhan@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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