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관위 회의실에서 최양식 경주시장 지지자들과 강석호 공관위원장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윤관식 기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공천에 반발하는 TK(대구·경북) 지역 후보와 지지자들이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15일 오후 한국당 경북도당 회의실에서 열리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가 최양식 경주시장 지지자 100여 명의 회의장 점거농성으로 공천심사가 중단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점거농성은 지난 9일 공관위가 최 시장을 경선에서 배제 시키면서 공천탈락에 반발하는 지지자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이날 저녁까지도 회의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공심위원들이 외부에서 회의를 갖는 등 파행을 빚었다.

이날 시위대는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경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기초단체장을 단수후보로 전략공천 하기로 결정했음에도 경북도당이 지역 상황을 무시한 채 적합도 조사를 근거로 (최양식)컷오프 시켰다”고 주장하며 “김석기 도당위원장과 강석호 공관위원장의 해명을 요구하며 시정이 될 때까지 공관위 회의장을 점거한다”고 밝혔다.

또, “적합도조사를 근거로 컷오프제를 적용한 것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검증된 현 시장을 경선에서조차 배제하기 위한 정략적 술수”라며 “중앙당 지침을 입에 맞게 해석해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공심위에 참석한 강석호 공관위원장은 “정상적인 잣대와 기준으로 교체지수를 반영했다. 점거 농성을 풀고 철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후 겁에 질린 공심위원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떴으며 강석호 위원장과 백승주 부위원장이 남아 1시간가량 시위대와 대화를 나눴다.

시위대는 오후 5시께 강석호 위원장이 “일본에 출장 가 있는 김석기 도당위원장과의 면담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제의에 대다수 철수했지만 10명가량의 최 시장 지지자들이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저녁에 다시 개최할 예정이던 공심위는 회의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 진행됐으며 이날 소동으로 마지막 남은 경북 5곳 기초단체장 내정자 발표도 16일로 연기됐다.

이번 점거농성과 관련해 강석호 공심위원장은 “지지자들의 불만사항을 잘 청취했지만, 교체지수 기준이 있는 만큼 공심위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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