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이니 딱 20년 전이다. 이해찬 당시 교육부 장관이 무시험 전형과 특별전형을 확대한 대학 입시를 2002학년도부터 적용하겠다고 했다. 고교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이 같은 대입전형을 확대하겠다면서 교육부가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무시험 대학 전형으로 바뀐다’고 발표했다.

이후 고등학교의 야간 자율학습과 월간 모의고사 등을 폐지하는 등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이 때문에 당시 2002학년도 당시 중3 학생들은 그 이전 세대들보다 느슨한 분위기에서 공부했다. 이들은 결국 2002학년도 수능에서 점수가 폭락해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 같은 성급한 교육 개혁의 희생양이 된 이들을 ‘이해찬 세대’라 불렀다.

현재 중3을 가리켜 이해찬 세대보다 더 혼란스러운 입시 정책 혼선에 시달리는 ‘김상곤 세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관 이름을 딴 세대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김상곤 세대는 고입과 대입이 동시에 바뀌는 세대다. 올해부터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등 입시가 일반고등학교와 동시에 12월에 진행된다. 또 2022학년도 대입은 종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달라진 과목으로 수능을 치르는 첫 세대다.

김 장관은 “수능은 대입 자격고시처럼 운영하고 대입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금수저 전형’‘깜깜이 전형’이라 불리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국민 불신이 높아지자 정시모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의 차관이 나서 서울 소재 대학들에 전화로 정시모집 확대를 주문까지 했다는 것이 알려져 2022학년도 대입에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교육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학종과 정시 적정 비율을 정하고, 수능 원점수제 부활 카드도 제시하는 등 혼란이 일고 있다. 만약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대입 내신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우수학생들이 많은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들이 불리해진다. 교육은 100년 대계라 했는데 ‘김상곤 세대’가 또 어떤 입시 홍역을 치를지 걱정이 앞선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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