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자살예방시행계획 수립···지역 복지의료서비스와 연계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관리

주민들이 자살충동에 따른 농약음독을 차단하는 농약안전 보관함을 설치하고 있다.
경북지역 한 시 지역의 고등학교 3학년생인 A씨는 불우한 가정환경과 원만하지 않은 교우 관계로 삶을 비관해 다량의 약물을 복용 후 가족과 경찰에 발견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는 응급처치와 함께 퇴원 이후 정신건강서비스 제공에 대해 안내를 해 A씨를 시청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했다.

A씨는 퇴원 후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지속적인 사례관리로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 현재는 대학교에 진학해 대학생활과 일상생활에도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북지역의 자살률은 지난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8.8명으로 전국 25.6명보다 3.2명이 많고, OECD 국가 평균 자살률 12.1명보다 16.7명이나 많다.

또 연간 자살자수는 773명으로 하루 평균 2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으며, 10~30대 사망자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의 자살률은 전체 자살률의 2배 정도로 높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자살률 감소에 중점을 두고 통계자료에 근거한 경북형 ‘2018년 자살예방시행계획’을 수립, 자살예방 사업을 집중 추진한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자살시도자에 대해 사례관리를 실시하고 지역사회의 복지의료서비스와 연계하는 응급실기반 자살시도자 관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자살시도자의 1년내 자살 재시도율은 16%이고, 응급실 방문 자살시도자 중 서비스 수혜자는 비수혜자에 비해 사망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도는 지난해 30개의 응급의료기관과 협약을 맺고 자살시도자 100여 명에 대해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올해에도 협력 응급의료기관 6개소(총 36개소)를 추가 지정·확대 실시한다.

또 경북은 도농복합지역으로 타 지역에 비해 농약음독 비율이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2015년 107명, 2016년 116명이 농약음독으로 생을 마감했으며 이중 74%(165명)가 노인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부터 농약을 안전하게 보관해 자살충동에 따른 농약음독을 차단하는 농약안전함보급사업(생명사랑 마을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30개 마을 1400여 농가에 농약안전보관함을 보급한데 이어 올해는 봉화군 등 5개 시군을 선정, 700여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 지역사회의 촘촘한 생명안전망 구축을 위해 주민들이 ‘자살예방 게이트키퍼’(주민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마음건강이 힘든 이웃을 살피고 정신보건기관에 연계하는 역할 수행)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통장, 부녀회장, 읍면동 공무원, 종교단체 종사자, 방문서비스 종사자, 사회복지서비스 종사자로 지역사회 풀뿌리 조직에 대해 집중 교육해 자살에 대한 도민의 민감도를 높이고 생명존중 문화를 활성화한다.

이밖에 생명사랑 병의원, 약국을 지정·운영해 의사나 약사가 정신건강 주의군, 자살 고위험군 발견시 관내 보건소와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하는 보건관련 민간자원도 적극 활용하고, 생애주기별 대상자와 지역특성에 따른 자살예방사업, 자살유가족에 대한 심리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원경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올해 자살예방시행계획에 따라 예방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도민의 귀한 생명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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