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 받은 3위 이승천, 이상식 지지선언 '막판 변수'

▲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경선 임대윤(왼쪽)·이상식 예비후보.
‘19.25%’의 향배에 달렸다. 31.63%를 받은 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면 50.88%가 된다. 49.13%를 얻은 이가 탈락한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사상 최초로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 이야기다.

15~16일 실시한 권리당원 선거인단 ARS(자동응답) 투표 50%와 17일 진행한 여론조사(안심번호 선거인단 ARS 투표) 50%를 합산한 결과, 임대윤 전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사회1조정 비서관이 49.1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31.63%,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 비서관이 19.25%를 얻었다.

임대윤 예비후보가 과반 득표에 실패해 이상식 예비후보와 20~21일 결선투표로 맞붙는데, 변수가 생겼다. 19.25%를 득표한 이승천 예비후보가 18일 2위 이상식 예비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정계 은퇴까지 선언한 그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구,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대구를 만들자는 내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이상식”이라며 “대구시장 한 사람만 바꾸면 대구를 바꿀 수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백의종군으로 이상식을 돕겠다. 이제 김부겸 대신 이상식이 그 역할을 하도록 대구시민들이 함께 해주면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승천 후보의 지지율 19.25%가 이상식 후보에게 온전하게 전달된다면 이상식 후보가 막판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는 셈이다.

이상식 후보는 “민주당 대구시장이라는 기적을 위해서는 결선에서 파란이 일어나 뒤집어야 한다. 험지 대구에서 민주당을 지킨 동지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마침내 승리하겠다”며 “대구시민과 당원동지들의 성원과 지지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했다.

득표율 1위 임대윤 후보는 “이승천 후보의 지지 선언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임 후보는 “1차 경선 득표율 49.13%는 사실상 과반수다. 과반의 시민과 당원이 임대윤을 택했다”면서 “이승천 후보 지지자 19.25% 모두가 이상식 후보를 지지해야 뒤집기가 가능한데, 우리 당원들의 민주적 성숙성을 확신하고 믿는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평생 대구를 지켜왔고 민주당 후보로 시민들에게 4차례 이름을 알려 인지도에서 단연 앞선다는 점을 내세운 임 후보는 “권영진 후보를 탄탄한 논리와 토론으로 제압할 능력을 갖췄다. 따뜻한 감성을 무기로 당원·시민과 소통해 결선에서 1위를 굳히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권영진 시장은 대구를 위해 해놓은 것이 없다”고 지적한 뒤 “대구공항을 확대·리모델링해서 남부권의 대표공항으로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대구의 경제성장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탁월한 논리성과 정책추진능력, 집권여당 후보로서 중앙당과의 확실한 인맥 등이 권 시장보다 훨씬 나은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천 후보의 지지 선언을 등에 업은 이상식 후보도 ‘막판뒤집기’를 자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이승천 예비후보가 18일 이상식 예비후보 지지 선언을 한 뒤 두 팔을 들고 결선투표 승리 각오를 밝히고 있다.
그는 “지지 선언을 해준 이승천 후보 지지자들이 내게 마음을 돌리도록 하고, 대구시민들에게 진심을 보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젊고 참신한 데다 낮은 인지도에 비해 언론에 노출될수록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등 확장성이 장점”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인재 영입 1호로서 대구발전을 위해 필요한 외부자원을 유치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시장에게는 정치, 행정, 경영 3가지 범주가 있다는 이 후보는 “권 시장은 정치에 있어서 재선을 위해 필요한 것만 했고, 행정은 소극주의로 현상유지에 일관했고, 제일 중요한 경영은 가장 나빴다”며 “나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경영을 가장 앞세우겠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선 룰에 대한 불만도 이야기했다. 이 후보는 “후보자 소개 대표 경력 지침 번복, 대표성이 떨어지는 안심번호 ARS 표본 추출에 동일한 가중치 부여, 후보자 홍보 기회 부족 등의 문제가 노출됐다”며 “경선 룰을 둘러싼 후보 간 갈등유발과 함께 확장성 있는 본선경쟁력을 지닌 후보가 어처구니없이 낙마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선 룰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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