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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전의 도척이 웃을 위선들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등록일 2018년04월19일 17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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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평생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 올곧게 살아온 것으로 처신해온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뒷모습이 요즘 위선적인 정치권의 세태를 보는 듯하다.

그가 국회의원 시절 해외에 접대성 출장을 다녀온 다른 사람들을 향해“ 양심이 있으면 부끄러운 줄을 알아”라며 호된 비판을 자주 했었다. 그런 그의 뒷면을 들추어 보니 구악(舊惡)의 정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전형적 위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세 차례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갔다 왔다. 특히 그는 의원 임기 10일을 앞두고 비서와 함께 후원금으로 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국회의원 임기 만료 직전에는 땡처리하듯 선거 후원금 중 5000만원을 자신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내 의원 모인인‘더 좋은 미래’에 불법으로 기부를 했다. 이뿐이 아니다. 그는 의원 임기 4년 동안 월 900만원의 세비를 모아 현금 재산으로 3억5000만원을 늘렸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치부술(致富術)이다.

“2017년 대선 댓글 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 언젠가 깨끗한 얼굴을 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넘들(놈들)이 뉴스 메인 장식하는 날이 올 것이다”

최근 경찰에 구속된 ‘민주당원 댓글 공작’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이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 소셜 미디어에 남긴 글이다. 드루킹이라는 필명을 쓰며 민주당원으로 활동해온 김 모씨가 현 여권을 겨냥해 쓴 글이다. 어찌 보면 요즘 정치권의 세태를 꼭 집어 표현했다고 하겠다. 자신이 잘 아는 법조인을 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통해 일본 오사카 총영사관으로 추천했다가 실패를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댓글 조작을 하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김기식 전 금강원장과 같은 위선의 얼굴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꼽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이 언론에 터지기 직전 당일에 있었던 충남도청 직원 행사에 참석해 ‘미투’운동을 언급하며 “남성 중심적 권력 질서에 따른 폭력이 모두 희롱이고 폭력”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여성 비서와 또 다른 자신이 운영하는 연구소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수개월째 맺고 있는데도 버젓이 ‘미투’ 운동에 대한 남성들의 폭력성을 부끄럼 없이 이야기했다.

정봉주 전 의원도 여기자 지망생 성추행에 대한 거짓 해명으로 인한 위선적 이중인격에 많은 이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뿐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 등용된 인사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도 논문을 표절해 놓고는 논문을 표절한 사람을 후안무치로 몰아 비난하고 강남에 10억원이 넘는 고급 아파트를 2채나 갖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집을 팔라고 욱박 지르고 제 자식은 특목고에 보내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못 보내게 하고 전임 정권 때 블랙리스트로 감옥에 많은 인사를 보내놓고도 정작 본인들도 비슷한 일을 저질러 놓고는 ‘내로남불’의 위선을 떠는 모습에 이미 국민은 질렸다.

마치 장자의 도척편을 보는 듯 하다. 2000년 전 중국 춘추전국 시대 천하 최고의 악랄한 도적으로 이름을 떨친 도척이라는 대도(大盜)가 허구한 날 도둑질과 살인을 일삼으면서 부하들에게는 도둑질에도 도(道)가 있다며 위선의 전형을 보였다. 그가 부하들에게 말한 도둑질의 도는 “남의 집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짐작해 내는 것이 도둑질의 성(聖)이고 집안에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이고, 집안에서 맨 뒤에 나오는 것이 의(義)이고 집안에 도둑질을 할 것이 있느냐 없느냐를 알아내는 것이 도둑질의 지(知)이고 도둑질한 것을 골고루 나누는 것을 도둑질의 인(仁)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세상에는 선한 사람은 적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성인(聖人)이 나타나 베푸는 이로움이란 별것이 아니고 오히려 끼치는 피해가 클 뿐이다”고 당시 혼잡한 세태를 비꼬기도 했다.

도척의 이 말이 모두 ‘아니다’고 부정을 할 수가 없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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