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청년 고용률 높이기 위해 3억 들여 레스토랑 창업 지원
외식업 창업 성공 통해 지역 경기 선순환 상생모델 기대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스터[SBS 제공]
대구시가 실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외식업 창업을 돕기 위해 요리연구가 ‘백종원’ 방식의 처방전을 내놨다. 백씨는 TV 프로그램에서 죽어가는 골목 식당의 문제점을 찾아내 새로운 요리법으로 되살려 내 화제를 낳았다. 대구시는 백씨와 같이 음식점을 창업하거나 운영하는 비결을 청년들에게 가르쳐주는 ‘청년 팝업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6월에 시작한다. 3억 원을 들이는 일종의 청년 외식업 창업보육 사업인데, 기본적인 상권분석에서부터 메뉴 개발, 마케팅, 홍보까지 책임져준다. 실전 경험을 위해 외식업으로 성공한 이들을 멘토로 붙여주기도 한다. 지역에서 배출한 정보통신 분야 인재들에게 창업의 길을 열어주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나아가 IT 등 기술분야에 치중된 창업지원 정책을 ‘대구발 백종원 골목식당’으로 스펙트럼을 확대하는 셈이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골목길을 청년들의 삶의 무대로 활용해 음식점을 열고 창업을 돕는다는 게 기본적인 전제”라면서 “청년들의 골목 음식점이 지역 경제까지 살려내는 선순환 상생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대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4.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5%보다 2.9%P 늘었다. 청년 취업자 수 또한 14만6000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117만2000명보다 더 떨어졌다. 취업도 안 되고 구직 활동도 포기하는 대구의 청년이 늘어난 것이다. 대구시가 ‘대구식 백종원 골목식당’을 극약 처방으로 내놓은 이유가 된다.

대구시는 2016년 7월 대구경북연구원에 용역을 줘서 청년실태조사를 벌였는데, 대구 청년 4명 중 1명은 창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0대 중후반의 창업 의향이 30.4%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이 40.3%로 가장 많이 희망했다. 전체 응답자의 63%는 창업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근거로 대구시는 지역 청년들에게 창업 선호도가 높은 외식업 실전경험의 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각종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실험에 나선다.

먼저 이 사업을 진행할 보조사업자를 선정해서 대학가나 시청 주변, 중앙로, 북성로 등지에 대해 상권분석을 벌여 청년들이 외식업 창업 실전경험이 가능한 점포를 임대할 예정이다. 서가앤쿡이나 소년상회 등 지역 청년 중에서 외식업 분야 취·창업에 성공한 이들을 멘토단으로 꾸려 ‘청년 팝업 레스토랑’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에게 전문교육을 해준다. 대구의 만 19세~39세 청년 중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2개 팀을 2개월씩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모두 6개 팀을 운영하며, 외식업 창업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운영·관리·마케팅, 홍보 등에 대해 인큐베이팅을 해준다. 외식업 분야 창업 성공담과 실패담도 공유하고, 우수사례 현장견학도 시킨다. 창업자금 지원과 2개월의 실전경험 이후에도 꾸준히 컨실팅 해주고, 팝업 레스토랑에서 얻은 수익금은 전기세와 수도세 등을 제하고는 모두 참가 팀들의 몫으로 준다.

김요한 청년정책과장은 “외식업은 매몰 비용이 크지만 생존율이 매우저조해서 실전의 장에서 창업과정 경험과 인큐베이팅을 거친다면 실패 위험을 줄이면서 성공률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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