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언론사 사장단 오찬
"종전선언 거쳐 평화협정 체결해 남북관계 발전 이정표 만들어야"
"대화만으로는 남북관계 못풀어···언론은 정상회담 정부 동반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65년 동안 끌어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언론사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이어 북미정상회담도 열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의 길을 여는 확고한 이정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4·27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의미의 종전을 선언하고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남북미가) 비핵화의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 하고 미국도 적당한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예측하고 있지만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고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 종식과 안전보장을 말할 뿐“이라며 ”그 점이 확인됐기에 지금 북미 간에 회담하겠다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될 경우 평화체제를 한다든지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든지 또는 그 경우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돕는 식의 큰 틀의 원론적인 합의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도화돼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렸고, 대다수 국내외 언론은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과 맞서려 한다고 예측했다“며 ”심지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된 후에도 올림픽이 끝나고 4월 한미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남북관계가 다시 파탄 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국민을 불안하게 했지만 우리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상황을 만들려는 의지와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오는 동안 미국과 완벽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공조해왔다“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와 격려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는 결정적인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대화의 문턱을 넘고 있을 뿐이며 대화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해야만 대화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며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두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대담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지금은 10·4 정상회담 때와는 상황이 판이하다“ 며 ”북한의 핵·미사일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에서 핵·미사일에 대한 합의부터 먼저 시작해야 하고 그것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으로 강력하게 진행 중인 미국 등 국제 제재를 넘어 남북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내용도 크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 목적은 남북 공동번영인데, 북핵 문제가 풀려 국제적인 제재가 해소돼야 남북 관계도 그에 맞춰 발전할 수 있고, 남북대화가 잘되는 것만으로 남북관계를 풀 수 없고, 북미·북일 관계도 풀려야 남북 관계도 따라서 발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까지 지지하면서 동참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 북한의 경제 개발이나 발전에 대해 남북 간 협력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참여가 이뤄져야만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미 합의가 잘되도록 우리가 중간에서 북미 간 생각의 간극을 좁히고, 양쪽이 수용할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거나 제시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문제는 보수든 진보든 생각이 다를 바 없고, 특히 남북회담만 하는 게 아니라 바로 이어지는 북미회담의 성공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어서 보수적인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라도 공감을 하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게 가장 과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든 북미정상회담이든 그것을 통해 한꺼번에 큰 그림에 대한 합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지 않아도 적어도 계속 대화할 수 있는 동력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우리 언론은 남북관계에서 많은 역할을 했으며 이번 정상회담에 있어 언론은 정부의 동반자“라며 ”언론이 먼저 지난날처럼 국론을 모으고 한반도 평화의 길잡이가 되어줄 때 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 더 빨리 다가오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100분 가량 진행됐으며 언론사 사장단, 청와대와 정부 인사 등 총 55명이 참석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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