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첫번째 '경북더비' 상주상무, 2대 0 완승
대구, 신예 조영욱 못 막아 서울 원정 0대 3 무릎

지난 2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상주가 K리그1 8라운드 경기 전반 34분 포항출신 심동운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동료와 함께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연합
포항스틸러스가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으로 인해 홈에서 열린 상주상무와 K리그1 8라운드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반면 상주상무는 포항출신의 심동운의 선제골에 이어 대구출신 신창무의 추가골을 앞세워 소중한 승리를 따냈다.

지난 7라운드서 강원을 꺾고 시즌 첫 승리를 거뒀던 여세를 몰아 2연승을 노렸던 대구는 서울 신예 조영욱의 불꽃튀는 활약에 0-3으로 패했다.

포항은 지난 21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상주와의 경기에서 전반 내내 압도적 우위의 경기를 펼쳤지만 횡패스로만 일관하다 기습적인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패전을 자초하고 말았다.

최전방에 레오 가말류를 세우고, 좌우에 제테르손과 송승민을, 김승대가 뒤를 받치도록 하는 변함없는 포메이션으로 나선 포항은 경고누적으로 빠진 채프만 대신 이후권을, 중앙수비수 김광석 대신 배슬기를 투입시켰다.

상주상무는 부상으로 빠진 주민규 대신 수비수 이광선을 최전방에 투입한 것이 신의 한 수 였다.

이광선은 전반 내내 큰 키를 이용해 포항 문전에서 부담을 준 뒤 후반 시작과 함께 중앙수비수로 전환돼 가말류와 이근호에게 전달되는 공중볼을 사전에 차단하면 포항 공격의 실마리를 끊어 버렸다.

경기는 당초 예상대로 2분 포항 정원진이 중거리 슛을 날리며 포문을 열었고, 상주 역시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으로 맞섰다.

9분 가말류의 슛을 시작으로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한 포항은 12분 김승대의 기습적인 전방 패스와 13분 가말류의 슛으로 이어지면서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전반 중반 70%에 가까운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중원을 지킨 정원진과 이후권이 볼을 잡으면 옆이나 뒤로 돌리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날카로운 공격을 보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전방으로 쇄도하던 가말류와 김승대 등 득점루트로 연결되는 볼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을 포착한 상주 수비라인은 손쉽게 공격을 차단시켰다.

그리고 포항의 공격을 차단한 상주는 김민우와 김호남, 심동운의 빠른 발을 이용한 기습적인 공격에 나서 간단하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34분 포항 왼쪽 깊숙히 돌파한 김호남이 문전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리자 키 작은 심동운이 달려들며 헤더슛, 포항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허용한 포항도 반격에 나섰지만 한 템포 느린 볼 공급에 제대로 된 슛찬스를 잡지 못한 채 전반을 0-1로 마쳤다.

포항 최순호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제테르손과 송승민을 빼고 이근호와 권완규를 투입하며 빠른 승부수를 던졌고, 공격 패턴도 바꿨다.

이에 맞선 상주 김태환 감독 역시 전반전 중앙공격수로 내세웠던 이광선을 중앙수비수로 전환하는 한편 심동운 김민우 김호남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에 힘을 실었다.

이 변화의 승자는 상주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민우와 김호남이 포항 좌우측을 끊임없이 파고 들면서 포항 골문을 위협했고, 포항도 전진패스 비율을 높이면서 만회골을 노렸다.

그러나 장신의 이광선이 중앙수비수로 내려온 뒤 이근호와 가말류에게 전달되는 크로스를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포항은 좀처럼 득점 찬스를 갖지 못했다.

후반 들어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포항은 36분 가말류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상주 골키퍼 유상훈에게 막힌 뒤 43분 교체투입된 상주 신창무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이에 앞서 서울원정길에 오른 대구FC는 서울의 저돌적인 압박에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서울 황선홍 감독이 박주영 대신 선택한 1999년생 신인 조영욱이 그야말로 신들린듯한 모습을 선보이며 대구 골문을 마음대로 휘저었지만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조영욱은 전반 12분 만에 대구 왼쪽을 돌파한 뒤 문전으로 낮게 깔아준 볼을 에반드로가 가볍게 골로 연결시켰다.

반격에 나선 대구는 20분 서울 골키퍼 양한빈의 실책성 패스를 세징야가 볼을 차단한 뒤 김경준에게 연결해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가슴에 안기면서 만회골 찬스를 놓쳤다.

0-1로 전반을 마친 대구는 후반 6분 고요한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대구가 추격 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자 서울은 대구 뒷 공간을 노리는 전술로 대구를 흔들었고,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으로 간신히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후반 35분 서울 조영욱에게 오른쪽 측면이 무너졌고, 조영욱이 골키퍼 앞으로 강하게 깔아준 패스를 걷어내려던 대구 수비 김진혁의 발에 맞고 골망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대구는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막판 김경준까지 퇴장당하면서 또다시 무득점 패배의 수모를 안았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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