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정상회담 기대감 '쑥'

4·27 남북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군 당국이 23일 최전방의 대북 확성기방송을 전격 중단했다.

이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전방에는 40여 대의 확성기방송 시설을 통해 북측으로 뉴스와 날씨, 가요, 북한 소식 등을 전파해왔으며 MDL 이북 최대 20여㎞까지 방송 내용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은 확성기방송 중단에 이어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연습 일정도 한·미 간 협의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정상회담의 성공을 측면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 중지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발표한 데 이어 남측도 대북 확성기방송 중단 등으로 화답하면서 평화회담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전방 대북 확성기방송은 북한군의 사상을 심리적으로 무력화시키는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으로 남북 간 체제 대결 수단이자, 최전방에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한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북한은 남측 확성기 방송을 위협으로 느끼고, 2000년 초반 진행된 각종 남북회담에서 이의 중단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남북은 2004년 6월 4일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 우발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MDL) 일대 선전활동 중지’에 대해 합의한 이후 최전방의 대북 확성기방송 시설을 철거했다.

MDL 일대에서 긴장조성 행위를 중지하는 조치를 먼저 취하면서 점점 높은 단계로의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자는 의지였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MDL 일대에서 철거한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구축 했고 2015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재개했다가 같은 해 중단했다. 이후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방송을 전면 개시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냉전 유물인 확성기방송을 중단하고 그 시설을 제거하는 문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확성기방송 상호 중단이나 DMZ 내 GP(소초) 공동 철수 등 초기 단계의 군사적 신뢰구축에 합의한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고난도의 신뢰구축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확성기방송 상호 전면 중단, GP 공동 철수 등의 신뢰구축 방안이 군사 당국간에 협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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