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논란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경북지역 공천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공천 신청자들은 물론 유권자들도 “이런 난장판 공천이 어디 있나”며 분노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기초단체장 경선 여론조사가 곳곳에서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데다 공천, 경선 후보 탈락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김봉재 구미시장 예비후보 지지자들은 공천 컷오프에 반발,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에 ‘자유한국당 사망’이라는 관을 놓고 상복 차림으로 시위를 벌였다.

김천시장 경선에 탈락한 최대원 예비후보와 지지자 100여 명도 도당 당사에 찾아가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조사 결과와 공천 심사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최 후보의 주장대로는 공천 발표 전날 밤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여론조사에서 이겼다는 전화를 받았고, 발표 당일 새벽에도 경북도지사 공천을 받은 이철우 의원으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다면 반발할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다.

영주지역 당원 150여 명은 또 지난 22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과정에 수시로 전화가 끊어져 당원들이 조사에 응답조차 할 수 없었다며 도당을 찾아가 항의했다.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조사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26일 다시 여론조사를 하기로 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9~20일 컷오프 여론조사를 한 구미시장 경선에서도 탈락한 김봉재·김석호 후보가 도당에 여론조사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하고 여론조사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영천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정재식, 하기태 후보도 24일 자유한국당 중앙당과 경북도당에 재심요청서를 냈다. 이들은 재심을 요청하면서 책임당원 전화조사의 문제점과 국회의원 사조직 개입설, 당조직 동원설 등을 규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장욱 군위군수 예비후보는 24일 공천 결과에 반발, 김휘찬 도의원 예비후보, 김정애·이우식·이연백 군의원 예비후보, 지지자 등과 함께 자유한국당 탈당계를 제출했다. 탈당 당원 수가 654명이나 된다. 이들은 원칙도 일관성도 없는 공천, 당협위원장의 이해타산으로 밀실 사천했다고 주장했다.

한혜련 도의원도 공천에 불복, 23일 경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한 도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를 밝히는 등 자유한국당의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온갖 설이 돌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공천 잡음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공당의 공천 잡음은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명정대하게 공천, 경선을 하면 이렇게 시끄러워질 일이 없다. 불공정한 공천은 유권자의 신성한 선택권을 사전에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선관위는 물론 사법당국도 눈을 부릅뜨고 부정이 없는지 제대로 살펴야 할 것이다. 또한 현명한 유권자가 최종적인 심판자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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