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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규 문학평론가
2005년 관광차 개성에 갔을 때 일행 중에 80대 노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 중 남자가 1950년까지 개성에서 살다 6·25 전쟁 때 남쪽으로 피난 왔다가 미국으로 가 살고 있다고 했다.

마침 개성과 금강산관광길이 열렸다 하여 고향 집 용마루라도 보기 위해 고국을 찾아 개성관광을 하게 되었다. 어릴 적 뛰놀던 개성에 도착한 부부는 어린아이처럼 설레 임 반, 흐느낌 반, 어쩔 줄 몰라 했다.

개성 시내 김일성 동상이 있는 공원입구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부부는 점심도 거른 채 식당 옆 길가에 서서 북동방향의 허름한 주택을 바라보면서 뺨에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벌겋게 상기된 눈언저리를 타고 흐르는 눈물이 피눈물처럼 빨겠다.

북한 젊은 관원이 서 있는 곳을 경계로 더 이상 가지 못하게 했다. 그 노인은 손가락으로 “저기 저곳, 허름한 집, 저 집이 내가 살았던 집 그 집이 틀림없다”며 허공을 향해 “아버지! 어머니! 저 여기 왔습니다. 지금 살아계시죠? 제가 하는 말 듣고 계시죠? 어릴 때 남쪽으로 피난 갔던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잘살고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얼굴 보고 싶어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갈 수 없어 당신들을 뵙지 못하고 돌아갑니다. 제 걱정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통일이 되는 그 날이 오면 만납시다. 어머니! 아버지!” 하며 헉헉 됐다. 그는 부모님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그걸 보며 일행 모두가 훌쩍였다.

왜? 우리 민족은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지? 착하고 힘없는 민족이라서 그 고통 털지 못하고 울부짖어야 하는지?

그게 약소 분단국 민족이 겪는 서러움인가. 근래 일본 아베 정부, 그들은 혐한을, 일본에서 조센징(조선인)을 몰아내자는 극우파들의 폭거, 위안부를 매춘부로,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하는 등 역사 왜곡 행위를 일삼고 뿐만 아니라 중국은 동북아의 패권을 노리고 우리 국가안보를 위해 국내 내륙 깊숙한 곳에 설치하는 사드를 빌미로 갖은 수단을 동원 우리를 겁박하고 있음을 명심 이제 우리 모두 화합 단결하여 국력을 강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이 감히 넘보지 못하게 그리고 하루빨리 우리 스스로 통일을 이루어 그 노인과 같이 남북으로 흩어져 사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씻어주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통일 이산가족의 피와 눈물을 씻어주어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은 말로만 인도주의니, 통일이니, 상봉이니, 하지 말고 가시적 행동이 필요하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헤아려 특별한 결단을 하기 바란다.

6·25전쟁을 전후 남북으로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사는 동포들이 먼 하늘을 바라보며 부모 형제 일가친척이 그리워 쏟아내는 눈물 거두도록 정치지도자들 결단을 촉구한다.

평양에서 서울에서 ‘봄이 왔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주변국들 그 누구도 우리 민족의 앞날 넘보지 못하도록 단결 협력 그 길 함께 해야 한다. 오는 4월 27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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