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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비핵화의 물꼬를 터라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등록일 2018년04월26일 17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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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물꼬를 끌어내어야 한다. 그것만이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인 것이다. 곁가지인 경협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부로 한 협상안의 일부분으로 다룰 문제들이다.

김정은이 지난 20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경제건설 총력 집중’ 등을 선언했다. 이 발표에서 김정은은 “우리는 위험이 없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며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것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한 정부에 대해서는 비핵화의 선심용으로 미끼를 던진 것이며 5월 말이나 6월 초에 있을 북·미회담에서는 핵 보유국간 ‘핵 폐기’가 아닌 ‘핵 군축’ 회담을 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이 선언에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였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에 올인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의도는 ‘비핵화 협상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 군축 차원에서 응하는 것’이라고 한국과 미국 측에 미리 쐐기를 박음으로써 자신이 쥔 패의 값어치를 높이려는 것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사실 핵실험 중단이나 핵시설 폐기선언은 언제든 파기될 수가 있는 선언적 의미일 뿐인 것이다. 그 실례로 북한은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NPT, IAEA로 복귀한다는 약속 합의와 2007년 2월 13일 6자회담에서는 60일 이내에 영변 핵시설을 폐쇄 봉인 하고 그 조건으로 IAEA 요원은 본부로 복귀하고 북한에 중유를 제공한다는 등의 내용을 공동으로 발표했었다. 이 합의에 따라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가시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였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했고 2013년 들어서는 영변 핵시설을 공개적으로 재가동하여 핵 실험을 해왔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의 주도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물꼬를 틔우고 다음으로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 시설을 검증이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핵 폐기를 끌어내는 회담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는 결코 쌍방 간에 조금씩 후퇴를 하는 식의 타협이 되어서는 아니 되며 완전한 핵 폐기를 내용으로 하는 타협을 이뤄내야 한다.

북한은 2013년 영변 핵시설 가동 후 지금까지 6차례의 핵 실험과 ICBM 발사로 핵 무력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외부 지원을 받아 경제발전에 집중하겠다는 것을 이번 선언으로 대외적으로 밝혔다. 이런 김정은의 숨겨진 계산과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의 협상 기술이 어떻게 전개될지 세기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올 11월 상·하원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이번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끌어낼지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운이 달려 있다.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이 실익이 없는 남북정상회담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과는 달리 이번 정상회담에서 5천만 국민이 주시하고 있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회담을 해야 할 것이다. 해외 한반도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의 장성택 총살,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보고 몸서리를 치던 한국인들이 지금은 김정은을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의 동반자로 생각하며 흥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하고 있다. 이들은 북핵 외교의 당사국 중 가장 순진한 나라가 한국인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지적을 반면교사로 삼아 오늘 회담에 결연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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