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관중보다 못한 것이 다섯 가지입니다. 너그럽고 은혜롭게 민중을 아끼는 것이 그보다 못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기강을 잃지 않는 것이 그보다 못하며, 참된 믿음으로 제후들과 동맹을 맺는 것이 그보다 못합니다. 예의를 제정하여 사방의 나라들에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그보다 못하며, 투구를 쓰고 북채를 잡고 군문에 서서 백성을 모두 용맹해지도록 하는 것이 그보다 못합니다”

제나라 환공으로부터 재상 자리를 제의 받은 포숙아는 자기 대신 관중을 천거하면서 민중을 아끼고, 기강을 잡고, 제후들과 결맹하고, 예의를 바로 세우고, 전쟁에서 용맹하게 나서는 일에는 관중보다 못하다고 했다. 관중은 세 번 벼슬길에 나아갔다가 세 번 달아난 전력이 있을 정도로 무엇하나 제대로 해낸 일이 없는 실패인물이었다. 하물며 왕위쟁탈전에서 상대방의 편이 돼 환공을 죽이려 했던 관중이었다.

하지만 포숙아는 천신만고 끝에 왕위에 오른 환공이 자신을 재상으로 삼으려 하자 “군주께서 신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신을 춥거나 굶주리지 않게 해 주시니 이는 군주의 은덕입니다. 만약 국가를 다스리려 하신다면 신이 가진 능력으론 되지 않고, 오로지 관중 뿐입니다”면서 재상 자리를 사양했다.

“포숙아는 관중을 추천한 뒤에 자신을 그 아래에 두었다. 그 자손들은 대대로 제나라에서 녹봉을 받았는데 봉읍을 받은 이가 10여 대나 이어졌고 늘 이름난 대부의 가문으로 알려졌다. 천하 사람들은 관중의 현명함을 일컫기보다는 포숙이 사람을 알아볼 줄 알았다고 일컬었다” 사마천의 포숙아에 대한 평가다.

“내가 몇 번이나 벼슬에 올라갔다가 그 때마다 물러나게 됐지만 그는 그것을 무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직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아다” 포숙아에 대한 관중의 말이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 차관급 이상 8명의 잇단 낙마로 조국 민정수석이 인사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연대 출신 조 수석은 포숙아의 사심없는 마음부터 배워라.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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