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 ㈜평안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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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구 (주)평안 전무
“정상회담으로 바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희망 생겨”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한 평화화해 무드가 무르익고 있다.

국민 모두가 남북 관계 정상화를 기원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인들의 바람은 더욱 크다.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침구 제작 업체 ‘평안’ 강진구 전무는 누구보다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평안은 지난 2007년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4만7천900여㎡(1만4천500여평)의 땅을 사서 원단 봉제 가공공장을 지었다.

지난 2013년 북한이 개성공단 출경 금지를 내려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이후 지난 2016년 2월 환전 폐쇄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성공단 초기 투자비용 130억 원, 남겨두고 온 원단과 부자재, 완제품 40억 원 등 표면적으로 드러난 피해액만 170억 원에 이른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평안은 공단 폐쇄에 따른 보험금 70억 원과 50억 원의 정부 대출을 더해 베트남에 새로 공장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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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주)평안 공장 내부 모습

강 전무는 남북 화해가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개성공단이 재개 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남북관계 특성상 경제보다는 이산가족 등 인도적 교류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일은 걸리겠지만 다시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반드시 다시 가겠다고 단언했다. 비용 등의 문제가 아니라 해야 할 일, 당위의 문제로 바라봤다.

개성공단의 장점이 낮은 임금이라는 부분에 대해 강 전무는 동의하지 않았다. 개성공단 임금이 국내보다 낮은 것은 맞다. 하지만 입주 기업 중 가장 임금이 높은 기업을 기준으로 임금이 측정되기 때문에 임금 자체는 베트남과 큰 차이가 없다. 노동자들 관리도 당에서 직접 하는 만큼 작은 지시를 제외하고는 제한 되는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전무는 숙련공들이 많고 곧바로 말이 통하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개성에서 바로 물량을 공급받고 자제를 운송할 수 있어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물량 조절 등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 위험부담을 줄 일수 있으며 기계 고장이 발생했을 때 기술자를 바로 투입, 대응이 빠른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메이드인 코리아’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주는 제품 신뢰도는 가장 큰 무기다.

하지만 개성공단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강 전무는 개성공단이 재개 되면 생산 라인 정비와 원자재 투입 등으로 100억여 원의 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투자 비용과 남북관계 특수성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지만 강 전무가 개성으로 다시 가겠다고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강 전무는 “집을 잠깐 나왔는데 갑자기 못 들어가고 있다고 상정해보자”며 “그렇다고 집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된다고 해서 베트남 공장을 폐쇄하는 것도 아니다. 평안은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 현지 판매와 유럽 수출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개성과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등 사업 다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 전무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보험 한도를 현행 최대 70억 원에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남북 관계 변화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차원의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진구 전무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정부에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했으며 잘 됐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많은 손실을 입었고 재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개성공단으로 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 “회담이 잘 마무리 돼 빨리 경제 협력이 진행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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