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사이에 상처 치유 계기 됐으면"…천안함 사건은 언급 안 해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인근에서 해병대원이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선 환담 때 남측 연평도 주민이 느끼는 북한군 포격에 대한 불안감을 언급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 환담장에서 문 대통령에게 “(남쪽으로) 오면서 보니 실향민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 오늘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봤다”며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처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연평도 주민의 북한군 포격 불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유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군은 2010년 11월 23일 백령도 해병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을 빌미로 연평도에 170여 발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발사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해병 2명이 전사했다.

윤 수석의 브리핑으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날 새벽 평양에서 출발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으로 이동하면서 연평도 주민 등도 이번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남측 언론 보도를 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연평도 포격”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앞으로 남북한 사이에 이런 군사적 적대행위 재발을 막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 간 군사적 대결 종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앞으로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군사적 공격은 없을 것임을 약속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문 대통령 대북특사단이 지난달 5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발표한 언론발표문에도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이런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연평도 주민 포격 불안 뿐 아니라 탈북자, 실향민 등을 거명하면서도 우리 해군 승조원 46명이 전사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은 북한군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남측이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에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모략’이라고 또다시 주장하며 우리 정부가 당시 대응조치로 취한 ‘5·24조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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