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30일 기자회견

대구에서 활동하는 미술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미투(Me too) 폭로가 나왔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3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미술가 A씨의 성폭력 사건’에 대응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미술가 A씨는 지난해 6월 12일 피해자 B씨의 작업실을 방문했고 B씨의 동료 작가 1명과 함께 3명이 술자리를 가졌다. 동료 작가가 귀가한 후 B씨는 낯선 지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술에 취한 A씨를 인근 호텔로 안내했으나 걸음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어서 방 안까지 데려다줬다. 방 안에 들어서자 A씨가 술을 더 마시길 권했고 거부하는 B씨에게 완력을 행사하며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B씨는 성추행을 시도하는 A씨와 몸싸움까지 벌인 후에야 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날 이후 B씨는 A씨의 연락을 받지 않다가 10개월이 지난 뒤인 이달 22일 A씨에게 사건 설명과 함께 사과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당신이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는 답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과 의사를 밝힌 A씨에게 인터넷 공개 사과문과 함께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개인적인 연락 등 접근 금지, 성폭력 예방 교육 이수, 정신적인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단체도 가해자 A씨의 처벌을 비롯해 문화예술계 성폭력 실태조사, 재발방지 대책 등을 대구시 등에 촉구할 예정이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문화계 쪽은 (성폭력과 같은) 말이 많이 나왔는데 공론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며 “이번 폭로를 통해 가해자 처벌도 처벌이지만, (문화계가) 자정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의사를 내비쳤다.

특히 조직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긴밀한 예술업계의 미투 폭로에 대해 “피해자도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폭로한 것은 예술계에 성폭력 근절의 바람이 큰 것”이라며 “문화 예술 계열의 성폭력 근절을 위한 창구를 만들어 기본적인 실태조사부터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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