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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헌경 변호사
지인으로부터 일본에서 50년 가까이 변호사로 일한 니시나타 쓰토부가 쓴 ‘운을 읽는 변호사’라는 책을 선물 받아 읽었다. 저자는 민·형사 사건을 담당하면서 1만 명 이상의 의뢰인을 만나보게 되었는데 그 의뢰인들을 상담하고 그들의 삶을 지켜보게 되면서 세상에는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10년 동안 정성껏 시어머니의 병간호를 했으나 운이 달아난 경우가 있고 유산 상속 때문에 다투게 되면서 자식들이 더 불행해진 경우가 많다고 한다. 힘든 일이나 칭찬받는 일을 했으나 오만의 덫에 빠지게 됨으로써 모처럼의 노력과 고생이 불행으로 이어지게 되고, 부모들이 갖은 고생과 절세까지 해서 자식들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었으나 그 유산 때문에 자식들이 더 불행해지게 된 경우가 많고, 재판에 이긴 후에 회사가 도산하거나 경영자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오히려 불행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남과 다투지 않는 것이 운을 지키는 비결이고 나만 잘되기를 바라면 운이 돌아서게 되며 은혜를 입었을 땐 다른 사람에게라도 그 은혜를 갚는 것이 운을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눈앞의 득실을 따지지 않고 100만큼 일하고 80만 바라면 120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고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쓰는 부자는 반드시 불행해지며 자신만의 이익보다도 사회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타인을 배려할 때 커다란 운을 불러오게 된다고 한다.

일본의 자동차용품 판매업체로 매출액 1조 원이 넘는 대기업을 운영하는 모 기업가는 식품점에서 식품을 살 때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을 골라 산다고 한다. 이는 유통기한이 다 되어도 팔리지 않으면 그 식품을 폐기 처리하게 되어 슈퍼 주인이 손해를 보게 되는데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이를 사줌으로써 그렇게 되는 것을 막아준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유통기한까지 날짜가 많이 남아 있는 식품을 사는 것이 신선하고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어서 이득인데 그는 자신만의 이득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고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뜻밖의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좋은 운도 불러오게 되는 것이라 한다.

며칠 전 ‘2018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북쪽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분단 70년 만에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을 밟았고 남과 북은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여 완전한 비핵화와 전쟁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끊어진 철도를 연결하고 남북의 상호협력 및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고 단계적인 군축을 실현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남북이 교류, 협력을 강화하여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오랜 시간 끈질기게 노력해온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일부 야당에서는 판문점 선언이 위장평화 쇼라고 비판도 하고 있으나 사실상의 핵보유국을 외치던 북한이 북한 주민에게 비핵화 관련 합의문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위장평화 쇼라고만 할 수가 없어 보이고 정부가 앞으로도 더욱 인내하고 북한 뿐만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함으로써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을 가져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

운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믿음을 주는 태도이다. 그리고 다툼과 분쟁은 되도록 피해야 하고 힘든 일이나 칭찬받는 일을 했다고 오만의 덫에 빠져서는 안 되며 사회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타인을 배려할 때 커다란 운을 불러오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위장평화 쇼라고 외치는 야당의 소리에도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대승적 차원에서 야당과도 통 크게 대화하고 설득하며 남북회담 과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탈북자들 그리고 천암함 및 연평도 포격 유족들에 대하여도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가져줄 때 한반도에 뜻밖의 좋은 일이 생길 수 있고 커다란 운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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