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무색 비용 상승···식료품·음료·빵 등 잇단 인상
할인 행사 불구 소비자 부담 가중

코카콜라 355ml 6개 기준 16% 가량 오르는 등 대부분 제품 가격이 인상돼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 음료 코너 앞에서 한 주부가 가격표를 보며 고심하고 있다.
“장보기 겁난다.”

올 초 최저임금이 16.4%나 인상되고, 각종 원재료 가격이 인상된 데다 임대료 등 제품원가 상승요인이 겹치면서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덩달아 점점 커지고 있다.

30일 포항지역 대형 마트에서 만난 주부들은 한결같이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 장보기 겁난다”고 입을 모았다.

매대에 진열된 품목마다 안 오른 게 없다 보니 가격표를 보고선 주춤하거나, 들었다 놓았다 하며 고심하는 주부들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포항 이동 E마트에서 만난 주부 전모(55)씨는 “외식하기도 비싸고, 직접 해먹자니 안 오른 게 없어 뭘 해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오만원권 한 장으로도 식탁을 푸짐하게 차리기 힘든 것 같다”고 푸념을 털어놨다.

또 다른 주부 이모(33)씨는 “호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을 볼 때 마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동 E마트의 경우 4월 들어 코카콜라 355ml 6개 기준 4980원에서 5780원으로 16%, 햇반 8개 묶음이 7580원에서 8280원으로 9%나 껑충 올랐다.

인근에 위치한 포항 우현동의 탑마트 매장도 상황은 비슷하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수목 돌풍’ ‘보너스 에누리’ 등 행사품목으로 가격 상승폭을 맞추고 있었다.

대형 마트 등지에서 판매 중인 CJ제일제당 냉동만두 5종은 평균 6.4% 인상됐고, 즉석밥·햄·어묵 등의 가격도 올렸다.

동원F&B도 ‘어묵 7종’ 가격을 평균 10.8% 올렸으며, 롯데제과는 ‘빼빼로와 목캔디’ 가격을 14.3∼25%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고향만두 제품 25종의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중량을 약 8% 줄였다.

이 외에도 코카콜라·한국야쿠르트·광동제약 등 음료류 일부 제품도 가격이 올랐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원가압박을 감당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한정하고 가능한 제품은 중량도 함께 높여 인상률을 낮췄다”며 “가격과 중량 조정 제품은 5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동네 제과제빵 가게 제품 가격도 들썩이기는 마찬가지다.

포항시 상도동의 H 빵 가게 사장은 “제과제빵 분야는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인원이 생각보다 많은 데 올 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하지만 제품 가격을 평균 100원~200원가량 소폭 올리는데 그쳐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용흥동의 A 빵 가게 사장 역시 “밀가루 가격뿐 아니라 부재료와 다양한 제반 비용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발길이 끊어질까 고민이 많았다”며 “최근 기업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빵업계 1위·2위 업체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지난 2월과 3월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린 바 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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