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이철성 청장 방문…1·2일 새벽 음주운전 적발

대구지방경찰청
대구 경찰관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각종 비위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끊이지 않아서다.

경찰의 수장인 이철성 경찰청장이 최근 대구를 격려방문 한 시기에도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경찰관이 두 명이나 나왔다.

검경수사권조정과 관련해 수사종결권 등을 요구하는 경찰이 과연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벽 6시 15분께 달성경찰서 소속 A 경정이 북구 태전동 한 식당 주차장에서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그는 당시 자신의 차량을 앞뒤로 움직였으며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54%, 만취였다.

남부경찰서 소속 B 경장은 1일 새벽 2시 15분께 남구 명덕네거리에서 술을 먹고 운전 중 앞서 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박았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95%로 면허정지 수치가 나왔다. 최근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B 경장은 지인들과 소주 3병 정도를 나눠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서는 B 경장에 대해 중징계 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20일에도 남부서 소속 경찰관이 음주단속에 적발된 적이 있다.

성서경찰서 C 경정은 지난 2월 부하 직원들에게 욕을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청원이 제기돼 감찰조사를 받았다.

대구청 청문감사관실은 경찰청으로 감사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감사관실은 부하 직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확보된 만큼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결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경찰관도 징역형을 받았다. 대구지법 제2형사단독 장미옥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협박 혐의로 기소된 대구 모 경찰서 소속 D 순경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했다.

D 순경은 지난해 7월 16일 오후 7시 46분께 대구의 한 모텔에서 침대에 엎드려 TV를 보던 여자친구의 엉덩이 부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8월 20일 오전 9시께 결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에게 “성관계 영상을 다른 남자들이 다 보게 해줄게”라고 말한 뒤 “그냥 해본 소린 줄 아나. 겁도 없네. 뒤늦게 후회해도 연락 마라”라고 협박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구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경찰 수장이 대구를 찾은 시기 전후로 사건이 터지면서 더욱 곤욕스러운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최근 지구대 경찰관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경찰 처우 개선에 대한 지지가 나오고 있었다”며 “ 일부 일탈 행위로 조직 전체가 또다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청 관계자는 “참담하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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