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마음이 깨끗하고 높은 이상을 품은 사람, 남을 다스리기 전에 자기를 다스리는 사람, 미래를 향해 전진하면서도 과거를 절대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에 더하여 유머를 알게 하시어 인생을 엄숙히 살아가면서도 삶을 즐길 줄 아는 마음과 자기 자신을 너무 드러내지 않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또한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함에 있음과 참된 힘은 너그러움에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도록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버지인 저도 헛된 인생을 살지 않았노라고 나직이 고백할 수 있도록 하소서”

맥아더 장군의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아버지의 기도문’이다. 맥아더의 이 같은 간절한 자녀 훈육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맥아더가 육군사관학교에 다닐 때 졸업시험을 앞두고 시험에 통과하지 못할까 봐 초조해 있었다. 이를 본 어머니가 말했다. “너 자신을 믿으렴. 네가 널 믿지 않으면 누가 널 믿어주겠나. 자신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믿음을 가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한다면 1등이 못돼도 아니, 낙제한다 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의 가르침을 명심한 맥아더는 최우수 성적으로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가장 유명한 명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맥아더는 “자신감을 높일 사람도 꺾을 사람도 자신 뿐이다”라는 것을 어머니의 가르침에서 터득했다.

맥아더 장군과 한국군 이등병과의 아름다운 일화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갸륵한 심성의 총화다.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7일 맥아더는 수원비행장을 거쳐 서울에 왔다. 흑석동 언덕에 올라 한강 이북의 전황을 둘러보던 맥아더는 그 때까지 후퇴하지 않고 참호 속에 있던 한 한국군 이등병을 발견하고 물었다. “왜 후퇴하지 안았나?” “상관의 후퇴 명령이 없었습니다” “무슨 소원이 없는가?” “저한테 총과 총탄을 지급해 주십시오” 이등병의 대답에 너무나 감격한 맥아더는 전속 부관에게 말했다. “우리의 모든 전력을 동원,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이 나라를 구한 맥아더의 결단은 어머니의 가르침에 있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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