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가 박정희씨 더불어민주당 간판 달고 대구 북구 나 선거구 출마

대구 북구 나 선거구 기초의원 선거 박정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이름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박정희 예비후보 제공.
보수의 텃밭 대구에서 ‘박정희 구의원’이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박근혜(45·여)씨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시의원에 당선돼 화제를 낳았다.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달고 대구 북구 나 선거구(침산 1·2·3동)에 출마하는 박정희(48·여)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깊은 대구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거리의 춤꾼’으로 불리는 박씨는 30년 이상을 무용을 통해 부조리를 알리면서 사회운동을 해왔다.

박정희 예비후보는 “침산동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공존하는데 구시가지 어르신들은 민주당의 ‘민’이나 파란색 점퍼만 봐도 싫어한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서 다시 오셨다’며 환영도 해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서 풀어주지 않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욕을 하는 어르신들도 많지만,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한 표를 약속한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 후보를 싫어하지만 ‘박정희’라는 이름이 적힌 자신의 명함만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이토록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놀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4·27 남북정상회담 덕도 많이 본다고 했다.

박 후보는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민주당이지만, 평화의 새 역사를 쓴 정상회담만큼은 칭찬해주신다”면서 “이름 덕에 웃고, 정상회담 덕에 또 한번 웃는다”고 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생활정치가 꼭 필요하다고 느껴 출마를 결심했다는 박 후보는 고려대 사회체육학과 전임강사 자리도 내놓고 백혈병 소아암 환아를 돕거나 마을 만들기 사업 등을 실천하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과거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을 했는데, 현재의 민주당 박정희 후보는 주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마을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박정희 구의원 탄생이 가능하도록 유권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름이 같아 화제가 된 박근혜 김천시의원은 희비가 엇갈렸다.

박 시의원은 지난해 7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아버지가 박 전 대통령의 딸 이름을 따서 일부러 박근혜라고 지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한 이후에는 “이름을 바꿔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3일 경북일보와 전화인터뷰를 가진 박 시의원은 “아버지가 지어주신 자랑스러운 이름을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 이름이 같다고 사람까지 같을 순 없다”면서 “시의원 당선 후 이름 덕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는 노력과 인간성으로 평가를 받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잘 마쳤다면 여성의 사회참여나 정치참여에 큰 도움을 줬을 텐데 그 부분이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박정희(45) 충북 청주시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청주 타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3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투’건을 보면서 후보자에 대한 자질에 대해 자책감과 자괴감을 가졌다. 과거 음주 운전 전력도 나에겐 큰 부담이었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