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는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 퀸틸리아누스의 말이다. 몽테뉴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 속담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이빨이 하나씩 빠진다면 이빨이 성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대중연설이 뛰어나 권력을 잡은 정치가나 TV에 자신의 이미지를 화려하게 관리하는 정치가는 천부적 거짓말쟁이가 될 언어능력을 소유한 사람이다” 폴 에크먼의 거짓말쟁이 정치인에 대한 통찰이다.

워싱턴포스트지가 세계를 바꾼 ‘간 큰 거짓말’을 보도한 적이 있다. 히틀러가 1936년 체코 국경문제를 영국 총리와 협상하면서 전쟁은 없다고 단언해 놓고 2차대전을 일으켰다. 워터게이트 도청사건서 허위 증언한 닉슨의 거짓말도 히틀러의 거짓말과 함께 ‘간 큰 거짓말’로 소개됐다.

“우리는 백악관의 완전무결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한 완전성은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지 않는 참된 것이어야 한다. 백악관은 분식(粉飾)이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도 선거운동 중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다 보면 자칫 수상한 책략에 빠져들기 쉽다. 미국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그 목적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수단을 정당화 시키는 함정에 다시는 빠지지 않아야 한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이 자신과 워터게이트 사건과는 관련이 없음을 TV를 통해 역설한 해명이다.

이 해명은 ‘거짓말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강변했지만 모두 거짓말임이 드러나 결국 대통령직에서 하야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사건 이전에도 거짓말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정치에 갓 입문한 닉슨이 국회의원에 출마, 자신은 솔로몬 군도의 지독한 진창과 정글에서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싸웠다고 했으나 해군사령부 보급장교로 근무해 실제 전투엔 참가하지 않은 것이 들통났다.

드루킹 게이트에 관련된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잇단 말 바꾸기는 거짓말 쇼를 연상시키고 있다. 김 전 의원에 이 말을 곡 들려주고 싶다. “진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해야 할 때와 그냥 해서는 안될 때를 아는데 있다” 새뮤얼 버틀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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