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어머니 아버지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며 고마움을 전하는 날이다. 어버이날은 1956년 제정한 어머니날을 1973년 아버지가 포함되는 ‘어버이날’로 바꿔 부르고 기리는 기념일이다.

어버이날을 정한 것은 범국민적 효사상을 높이고 전통 가족제도의 계승 발전은 물론, 사회와 이웃에 모범이 되는 효행자, 전통 모범가정, 장한 어버이를 발굴해 포상·격려하는 데 있다고 제정 당시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패륜 범죄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어서 어버이날을 맞아 이 날의 제정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최근 5년 새 부모를 대상으로 한 패륜범죄가 2배나 늘었다. 존속살해범행만 매년 50명에 이른다니 참담한 지경이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조부모를 포함한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존속범죄(존속살해 제외) 연간 발생 건수가 지난해 1962건으로 5년 전인 2012년 956건의 갑절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존속범죄와 별도로 관리되는 존속살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매년 50명 안팎의 존속살해가 일어나 최근 5년간 그 피의자 수가 266명이나 된다. 지난해 발생한 존속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존속 폭행이 67.4%인 13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존속상해 424건, 존속협박 195건, 존속 체포구금 2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18건으로 전국에서 존속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경기 남부 415건, 인천 144건, 경기 북부 122건, 강원 95건, 경북 91건, 부산·경남 각 85건, 전남 77건, 대구 75건 등이었다. 특히 효와 예의를 존숭하는 선비의 고장 경북과 대구에서도 끊이지 않고 존속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인천에서 술을 그만 마시라는 아흔 노모를 50대 아들이 목 졸라 죽이고, 청주에서는 치매를 앓던 노모를 아들이 살해했다. 또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증평 모녀 사망사건도 가정범죄의 극단적 양상이다.

이 같은 패륜 가정 범죄의 급증은 그 동안 자랑하던 우리 사회의 효 사상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미래 세대가 사용할 역사 교과서에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표현이 빠지고,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자유’를 빼고 ‘민주주의’로만 명시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더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가 인성교육이다.

패륜범죄를 막기 위해 가정과 사회에서 인륜과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효 사상과 인정의 회복을 위한 실천 운동동이 범사회적으로 확산돼야 할 것이다. 패륜범죄와 가정의 해체, 생명경시 풍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막기 위한 범정부적, 범사회적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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