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격 작년보다 28% 올라 5월 가정의 달 특수는 옛말
대형마트 화훼 소비량은 신장·김영란법으로 발길 확 줄어

화훼업계 대목인 5월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꽃 시장의 소상공인들은 울상 짓고 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특수를 맞은 카네이션 전국 도매가격이 인상된 데다 대형마트 등에서도 쉽게 꽃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동네꽃집을 향한 발길이 줄었기 때문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에 따르면 카네이션은 최근 1개월간 1속에 5천293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천132원보다 28% 나 올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혼합 대륜’도 지난해 6천309원에서 올해 7천294원으로, ‘혼합 스프레이’는 지난해 2천175원에서 올해 3천749원으로 각각 크게 뛰었다.

5월 8일 어버이날과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목을 맞이한 최근 1주일(지난달 27일∼이달 4일) 가격 추이를 보면 가격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혼합 대륜’은 지난해 이맘때 7천399원에서 올해 8천703원에 거래됐다.

특히 ‘혼합 스프레이’는 지난해 2천765원에서 올해 4천638원으로 뛰어 무려 67%나 높아진 가격에 낙찰됐다.

이 기간 물량도 지난해 12만1676속에서 12만2548속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찾은 포항 지역 내 꽃집 업주들은 “도매가가 올랐다고 소매가를 올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도매가격이 올랐다고 소매 꽃값을 크게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A 화원(포항시 남구 상공로) 업주는 “도매가는 60% 이상 올랐지만, 소매가격은 카네이션 코사지 기준 500원 내외로 올려받는 게 고작”이라며 “국산으로는 단가를 맞추기 힘들어 수입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3월 정부가 수립한 ‘화훼류 소비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대형마트 내 꽃 소비량이 신장된 것도 동네꽃집의 타격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지난해 화훼류 소비 활성화를 위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유통전문점과 농협 하나로마트·로컬푸드 직매장에서도 판매가 가능토록 하면서 동네꽃집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포항시 우현동에 위치한 T마트의 경우 어버이날 꽃 관련 상품이 지난해 대비(5월1~6일 기준) 41%가량 신장했다.

T마트 관계자는 “어버이날인 8일까지 판매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동네꽃집(포항시 북구 용당로) 업주 B씨는 “5월은 가정의 달로 꽃 시장의 매출 황금기라 할 수 있었지만, 청탁금지법 이후 꽃도 뇌물이 될 수 있다고 하니 5월이 돼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통상 연휴가 길어지면 꽃집 판매량은 감소한다. 여기에 가장 매출 비중이 높던 스승의 날 주문은 완전히 뚝 끊겼다”고 덧붙였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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