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문화재로 등록예고한 ‘장효근 일기’. 독립운동을 한 언론인 장효근(1867∼1946)이 1916년부터 1945년까지 거의 매일 기록한 한문체 일기다. 문화재청 제공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꿈꾼 저항시인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가 쓴 친필원고가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을 포함해 항일독립 문화유산 5건과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사전 편찬을 위해 작성한 ‘말모이 원고’와 ‘조선말 큰사전 원고’, 1925년 출판한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 4권이 문화재로 등록된 적은 있으나, 일제강점기 우리 문학가가 쓴 작품 원고가 문화재가 된 것은 처음이다.

안동 이육사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은 동굴에 매달려 살아가는 박쥐에 빗대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현실을 형상화한 시다.

이육사의 시 중에서 가장 중량 있고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된다. 탈고 당시에는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하지 못했으나, 해방 후인 1956년 ‘육사시집’에 처음 수록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이 친필원고는 유족들이 소장하다가 안동 이육사문학관에 기증했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돌아가신 후 관등을 올리거나 훈장을 줌)했다.

이번에 등록이 결정된 문화재는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조일관계사료집’, ‘윤동주 친필원고’, ‘장효근 일기’ 등 5건과 근대 건축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 1건 등 총 6건이다.

윤동주 친필원고는 윤동주가 남긴 유일한 원고로 개작한 작품을 포함해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담겼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와 같은 개별 원고를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로 구성됐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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